무지한 자들과 대화하는 법
페터 모들러 지음, 김현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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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과 논쟁이 벌어졌을 때 분명 나는 논리적으로 말을 했는데 상대방이 무작정 논리에도 맞지 않는 말을 하며 우기는 모습을 본적이 있다. 설마 스스로 진짜 자기 말이 논리적이지 않은 걸 모를리는 없을테고, 그냥 지기 싫어서 무작정 우기는 걸로 보였는데 결국은 내가 답답해서 대화를 포기하게 되더라. 내 논리가 맞지 않다면 똑같이 논리적으로 반박하면 될 것이고, 내 논리가 맞다면 그냥 인정하면 되지 왜 저러나 싶었다. 하지만 항상 나와 잘 맞는 사람만 만나고 살 순 없으니까 그런 사람들과도 대화하는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이 책을 읽어보기로 했다.


'무지한 자들과 대화하는 법'에서는 논리적인 사람이 단순주의자에게 맞서다 매번 실패를 경험하게 되는 이유와 그에 맞서 어떻게 단순주의자에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와 힐러리 클린턴을 예시로 들고 있는데 트럼프를 무지한자 클린턴을 지성인으로 표현하는 것에서 어쩐지 불편함을 느끼긴 했다. 논리적으로 말하려고 한다고 해서 그들이 모두 지성인이라고 볼 수 없다고 보고, 논리성보다 수사적 기교를 잘 쓴다고 해서 무조건 무지하다고만 볼 수도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와 클린턴의 예시를 통해 논리적인 사람들이 '무지한 자들의 기교'에 당해 그들의 논리성이 어떻게 쓸모없는 것이 되고 좌초되는지를 보여주며, 패배를 인정하고, 그들의 수사학적 기교를 파악해 대응해야 한다는 저자의 의견은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논리성과 수사학적 기교라는 두가지 소통 시스템을 소개하고, 트럼프와 클린턴의 예시를 통해 유사한 대립들을 살펴본다. 그리고 실제 상황에 적용할 수 있는 해결방안과 진단도구들을 소개하며, 우리가 갈피를 잡을 수 없는 공격을 받을 때 할 수 있는 일과 강력한 논거를 펼치는 사람이 무지한 자들의 전술을 응용하는 10가지 확실한 규칙들을 소개하고 있다.


클린턴과 트럼프의 예시를 많이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이것들은 단순히 권력자들의 문제가 아니다. 여성임원으로서 직장에서 살아남는 것, 연봉 협상이나 임의의 해고에 맞서는 것, 다수의 사람들 앞에서 비열한 상사에 맞서는 것, 성적침해에 대해 대응하는 것 등 많은 상황들에 적용할 수 있다. 직장에서 보이는 이런 충돌을 만드는 규칙들이 트럼프와 클린턴의 충돌에서 보인 규칙들과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때문에 직장에서 겪은 비논리적인 자들과의 대립에서 무지한 자들이 사용한 전술을 이용하는 것이 훌륭한 대응책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나의 논리성이 속수무책으로 무력화되고 비논리적인 이들이 원하는 것을 얻는 상황에 잘 대응하고 싶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본 서평은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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