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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여름 - 류현재 장편소설
류현재 지음 / 마음서재 / 2021년 5월
평점 :
까만 하늘 그리고 어두운 바다
동그랗게 떠 있는 달
그 속에 잠겨 있는 듯 떠 있는 듯 하는 섬 하나와
마찬가지로 잠겨있는 듯 헤엄쳐 가고 있는 듯 한 사람
어두움이 가득한데, 어쩌자고 달은 저렇게 환 한지..
달이기는 한건지...
궁금한 마음에 읽어 보기로 한다.
네 번째 여름

네 번째 여름
여자는 황금엉덩이라는 별명의 여성아동범죄부 소속 성폭력 사건 전담 '일개 검사' 정해심.
다른 검사들보다 가혹한 형을 선고하는 것으로 유명한 그녀.
남자는 가난한 영화 제작자 허영석.
200억의 투자금이 있었음에도 300억 투자의 영화와 맞붙어 자신의 영화가 망했다는 그.
정해심은 어느날 치매로 요양원에 있는 아버지가 다른 할머니를 상대로 성폭행을 저질렀다는 전화를 받고 급하게 요양원으로 향한다.
성범죄자들에게 여느 검사보다 더 중형을 선고하기로 유명했던 그녀는
어쩐지 아버지의 행동이 의심쩍다.
어쩐지 단순한 성폭행이 아니었을 것 같은 의심이 들지만,
지금까지 피해자 입장에서 가해자에게 충고했던 말들을
자신이 반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자 자신이 맡고 있는 한 성범죄 사건이 다른 시선, 다른 각도로 보이기 시작한다.

네 번째 여름
아버지, 그 할머니한테 대체 왜 그랬어... ...?
네 번째 여름
해심이 알고 있는 아버지는 절대 그런 행동을 할 사람이 아니거늘,
치매에 걸린 아버지는 계속 다른 말만 되풀이 한다.
그렇게 상대 할머니의 아들이라는 남자, 허영석을 만나는 정해심.
상대 할머니의 아들, 망한 영화 제작사 허영석은 합의금으로 1억을 요구한다.
할머니가 병원으로 옮겨지고 위독해지자 그녀의 딸이라는 덕자가 서울로 올라온다.
그리고 덕자는 상대 남자를 확인하고 놀라움을 금치 못하는데...

네 번째 여름
올해가 그 해라고.
유난히 무화과 향기가 진동하는,
자기 생전 맞이하는 '네 번째 여름' 이라고.
네 번째 여름
참 조용히, 그렇지만 힘있게 읽히는 소설이 있다.
작가가 풀어내는 한 마디 마디 말 들이 눈으로 읽히고 머리속에 그려지고 귀로 들리는 것같이 읽혀지는 소설.
이 소설이 내겐 그랬던 것 같다.
드라마를 보는 기분도 들고, 인물 하나 하나가 살아서 움직이는 착각이 들 정도로...
얽히고설킨 상황들이 그리고 잊혀진 줄 알았던 기억들이
하나 하나 파헤쳐지는 시간 속에서
치매에 걸린 아버지 정만선이라는 인물과
정만선과 결혼했으나 그 누구보다 더 남같이 지내는 부인,
그리고 그들의 딸 정해심.
그리고 정신은 또렷하지만 파킨슨 병으로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와
10살 차이밖에 안나는 딸 덕자와 그의 남동생 허영석.
각 인물들간의 갈등과 질투 그리고 오해와 후회
모든 것들이 어떻게 이렇게 조용히 강하게 읽히는지 참 신기했던 소설,
<네 번째 여름>

네 번째 여름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그가 가장 견디기 힘들었던 건, 생각보다 ' 적은 수익'이 아니라 자기도 언젠가 이들처럼 될지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 미리 예습하는 거라고 스스로를 다독이고 다독였지만 매일매일 몸으로 대면해야 하는 그 끔찍한 미래가 보기 싫었다.
네 번째 여름
해심이면서 해심이가 아니고,
덕자였으면서 덕자가 아니었지만,
사랑이 아니었으면서 결국 사랑이었던 소설,
<네 번째 여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