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 어려우시면 스티븐 핑커의 3부작(언어 본능 - 마음은 어떻게 작동하는가 - 빈 서판)과 함께 읽어보세요. 언어학자인 핑커는 인지과학과 계산주의 마음이론 등 인간의 뇌가 어떻게 성립했고 인간의 사고가 어떠한 매커니즘으로 굴러가는지를 주로 다룹니다만, 이외에도 진화심리학 하에 포괄되는 많은 영역을 말하며, 무엇보다 진화심리학이 전체 학문 내에서 역사적으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아주 잘 알고 있는 사람이기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말 도킨스랑 핑커는 하늘이 진화심리학에게 내린 축복이지요. 음, 특히 핑커의 경우 '자신이 지금 무얼 하고 있고 이게 어떤 의미를 갖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통해 특정 분과에 국한되지 않고 나아가새로운 형이상학을 제시하려한다는 점에서 코펜하겐 해석으로 치면 하이젠베르크쯤에 해당되지 않을까 싶은데... 뭐 이건 좀 다른 이야기니 이만 차치하구요.


단순히 '이 책을 읽는다'라는 맥락에서 '이기적 유전자'를 훑으면 잘 이해가 안 되실 겁니다. 질문이 없는 사람이, 이 책에서 화제로 삼는 것에 대한 어떤 맥락도 쥐지 않은 이가 읽을만한 책은 아니지요. 하지만 진화심리학이 어떤 것인지, 무엇을 문제로 삼는 것인지 고민하며 읽으면 이기적 유전자만큼 쉬운 책도 없습니다. 시대를 대표할만한 경서치고 그만큼 대중들에게 무리없이 소화될만한 책도 드물거구요. 76년에 출판된 게 놀라울 따름이고, 도킨스가 지금까지 단 한 차례 개정도 하지 않았다는 것 역시 대단한 일이구요. 오늘날 진화심리학을 성립케한 책입니다. 진화심리학이 어떤 책이고, 도킨스가 어떤 학자고, 해당 책에서 도킨스가 제기한 것이 향후 진화심리학의 어떤 논제들과 연관을 가지며 진화심리학을 넘어 전체 학계 내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인지 이해하고 읽으셔야, 해당 책이 갖는 진정한 의의를 알 수 있으실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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