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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를 말하는 사람
안규철 지음 / 현대문학 / 2025년 1월
평점 :
안규철의 『그림자를 말하는 사람』은
작가의 깊이 있는 사색과 일상에 대한 통찰을
담은 에세이집이다.
2025년 1월 3일에 출간된 이 책은
작가의 이전 작품들인 『사물의 뒷모습』과
『아홉 마리 금붕어와 먼 곳의 물』의
연장선상에 있다.
책은 총 다섯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 '평범한 날들'에서는 계절, 시공간,
일상에 대한 글들을 담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예술 활동을 돌아보며,
사물의 그늘 속에서 모순과 부조리를 찾아내는 것에
집중했던 과거를 성찰한다.
2장: '저울의 시간'에서는 일상 사물들을 통해
얻은 깨달음을 전한다.
정년 이후의 삶을 저울에 비유하며,
삶에서 덜어낼 것과 채워 넣을 것을
가려내는 법을 배우는 시간이라고 표현한다.
3장: '두 번은 없다'는 일과 예술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담고 있다. 작가는 예술 활동을 미로 속
여정에 비유하며, 정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곳을 발견하는 것이 목표일 수 있다고 말한다.
4장: '아무 일 없다'는 가족과 주변 인물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특히 돌아가신 어머니와의
추억을 통해 상실감과 그리움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5장: '짧은 만남, 긴 이별'은 작가가 다른 매체에
발표했던 글들을 모아놓은 것이다
안규철의 글쓰기는 간결하면서도 깊이 있다.
그는 『현대문학』에 173회를 연재하며
꾸준히 글을 써왔다.
그의 글에서는 '일'이라는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모든 존재가
각자의 방식으로 수행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이 책은 작가의 퇴직 이후 마주한 새로운
일상에 대한 솔직한 사유를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안규철은 시각 예술가이지만,
글을 통해 언어 너머의 풍경을 그리고 있다.
그의 반시대적 고찰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빛을 발할 것으로 보인다.
책을 읽으면서 메모해 놨던 것 중, 두 가지를
옮긴다.
-간결한 문장, 시적인 산문이다.
-1장: 평범한 날들 11) 번째 글 <인연> 중
이 문장에 위안을 받았다.
' 무심한 시간 속에서 남는 것은 만남의
빛나는 순간들뿐이다. 그러나 무엇을 더
바랄 것인가. 그것이면 충분하다.'
마지막으로, 안규철 작가는 시를 많이
읽는 분이라는 점, 특히 쉼보르스카의
팬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두번은 없다'
'충분하다'
이런 문장이 작가의 글에 많이 보이고
그 안에
저 멀리 폴란드 시인이 앉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