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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고반점 - 2005년 제29회 이상문학상 작품집
한강 외 지음 / 문학사상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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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기부처'를 읽고  >


  '몽고반점'의 작가 쓴 중편소설이다. 책의 삽화를 그리는 아내, 그리고 텔레비전 뉴스 앵커인 남편. 그들은 결혼한 지 3년 된 사람들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살갑지 않다. 그저 의무처럼 아침마다 유자차를 끓여주는 아내, 필요 없는 말은 하지 않는 조용하고 냉정한 아내일 뿐이다. 그런 아내를 못마땅해 하는 남편. 그는 그런 아내가 냉정하다고 할 뿐이다.

 

어느 날 집으로 걸려온 낯선 여자의 전화. 그분과 6개월 되었다는. 그제서야 몇 달 사이 가끔 퇴근시간이 늦어지는 남편의 이유를 알았다. 매사에 완벽한 남편이었는데. 아내는 서서히 떠날 준비를 한다. 그동안 모아놓은 돈으로 방 한 칸 마련할 생각이다. 그리고 혼자서 살이 빠진다. 남편은 셔츠를 내리거나 걷지 않는다. 

 

남편을 소개로 만났다. 남편은 처음 만났을 때 자기의 화상 입은 알몸을 보여주었다. 어릴 때 집에 화재가 나서 그랬다는 거였다. 그녀는 그런 그와 결혼을 했다. 그러나 결혼 초부터 삐걱거렸다. 점점 남편이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할 만큼 싫어했다. 그러나 그렇게 지내온 세월이 3년. 의무처럼 아침마다 유자차를 끓이고 말없이 조용하게 필요한 말만하며 지낸다. 애초부터 남편을 사랑하지 않는다. 

 

점점 귀가가 늦어지거나  안 들어오는 남편.  그 애인과 결혼할 꿈에 부푼다. 어느 날 잔뜩 술을 먹고 와서 여자들은 다 똑같다고 말하며 운다. 그렇게 말을 하는 남편으로부터 애인한테 배신당했음을 알 수 있다.  아내는 친정엄마를 찾아간다. 친정엄마는 좀처럼 표현을 잘 안 하는 냉정한 사람이다. 그런 엄마를 닮았다. 그러나 알고 보니 딸이 남을 챙기기만 하고 받지 못하는 생을 살까봐 그것이 걱정이었다고 한다.

 

술을 먹고 들어온 날 남편의 어머니가 사춘기소년 시절 옷을 입히며 울지 못하고 입술을 깨물어 피멍이 들었다는 사실을 실감하며 그런 마음을 남편에게 느낀다. 생활은 늘 그렇듯 다시 시작되었다. 늘 꾸던 악몽 같은 꿈 아기부처가 나오는 꿈은 반복되었다. 아기부처가 모래성처럼 부서지는 꿈을 끝으로 꾸었다. 결혼이라는 게 무엇일까. 부부사이라는 건 또 무엇인가. 서로를 완전히 이해하고 동정하고 불쌍히 여겨 생을 함께 걷는 것.

 

어쩌면 남편은 자기의 아픔을 완전히 보듬어줄 따뜻한 마음이 그리웠는지 모른다. 자신의 깊은 상처를 그대로 받아줄 사람. 자신의 콤플렉스를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줄 그런사랑을 기다린 건지도 모른다. 그런 아내인줄 알았는데.서로의 기대와 바람이 어긋난 것 같다.그런 남편과 함께 아무렇지 않게 운명처럼 일상을 시작하는 그녀의 이야기.

 

부부는 진정 동정심으로 불쌍함으로 서로 보듬어 주며 사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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