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래와 풍금 소리
강원희 지음, 이관수 그림 / 세상모든책 / 200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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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술래와 풍금소리’를 읽고


민정이는 외할머니와, 아빠 엄마 외삼촌이랑 산다. 외할머니는 치매를 앓고 계신다. 그 할머니한테는 인형이 하나있다. 민정이가 좀 갖고 놀려고 하면 할머니가 기겁을 하고 빼앗는다. 민정이는 그 인형에 대한 사연을 엄마로부터 듣는다. 할머니는 어려서 행복한 가정에서 자랐다. 전쟁이 터지기 전까지는. 전쟁이 나자 아빠 손을 잡고 피난을 가게 되었다. 엄마는 임신중이라 집에 남아 있었다. 그런데  피난길에서 아빠손을 놓쳤다. 엄마가 생일선물로 만들어준 인형을 주우려고 그랬다. 그 때 아빠를 잃고 남의 집에서 어렵게 어렵게 살아야 했다. 그 때 함께 한 것은 오로지 인형이었다. 20년이 지나 신문에서 아버지를 보았다. 피아니스트와 결혼해서 유명한 화가가 되어있는 아버지였다. 아들까지 있었다. 딱 한번 보고 다신 안 보았다. 그러고 나서 아버지는 돌아가셨다. 나중에 아들이 찾아와 편지를 주었다. 그 편지 안에는 당신의 친딸이 아니었다는 그런 내용이었다. 돌보지 못한 안타까움을 담은 아버지의 심정이 담겨있었다. 잃어버린 아버지를 찾으려고 그렇게 서러운 세월을 보내다가 결혼도 하였고 아이들도 낳았다. 그 아이들이 바로 민정이 엄마와 외삼촌이다. 평생 아버지를 찾아야겠다는 마음으로 살았는데 허탈하였다. 민정이가 풍금만 치면 할머니는 인형을 가지고 노신다. 어린시절로 돌아가 행복한 한때를 만나는 것 같기도 하다. 전쟁이 남겨준 아픔이다. 헤어진 가족들을 잃고, 잃어버리고 그렇게 산 세월을 어찌 다 헤아릴 수 있을까. 이산가족의 애환과 슬픔이 바로 그런 것이리라. 슬프고 애잔하고 눈물나는 그런 글이다. 모진 세월을 살아오신 이 땅의 많은 어머니들, 한숨과 눈물이 숨어있는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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