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야 비야 제비야 우자이 1
양영지 지음, 이상윤 그림 / 영림카디널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비야 비야 제비야’를 읽고


제비가족은 예전에 즐거운 기억이 남아있던 당산나무골로 찾아갔다. 하지만 이미 신도시 신축부지 라는 푯말과 함께 마을은 이미 살 수 없는 동네가 되어버렸다. 그래서 다른 곳을 찾아다니다가 샛길 마을로 자리를 옮겼다. 다들 형제들은 짝을 찾아 둥지를 만들어 떠나갔다. 그런데 쥬비는 그러지 못했다. 약속한 삐치를 못 만났기 때문이다. 그러나 결국 삐치를 만나 쥬비도 둥지를 만들고 가족을 일군다. 양옥집에 자리한 둥지에서 새끼 여섯 마리를 낳았다. 무사히 날게 된 어린 제비들과 다른 곳으로 여행을 떠났다. 도시의 불빛을 따라 날아간 곳에는 어디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 밤에는 유리창에 부딪쳐 죽을 위기에 놓이기도 하였다. 강마을과 허수아비 마을에도 갔지만 사정은 예전처럼 맑고 깨끗하지 않았다. 오염되고 더러웠다. 새끼가 아무거나 먹다가 목에 녹슨 것이 걸려 앓다가 죽었다. 개발한다고 방치한 것들이 쓰레기가 되어 장마철에는 온통 뒤범벅이 되었다. 그러니 제비들조차도 마음대로 먹을 것을 구할 수가 없었다. 가을이 되어 샛길 마을에 돌아왔다. 마침 운동회가 열렸다. 제비가족들은 강남으로 이사 갈 준비를 마치고 배웅하는 것 같은 둥둥 북소리에 맞춰 풍선을 따라 강남을 향해 날았다.


우리 곁에 남은 자연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제비들의 이야기를 다룬 글이지만 감동이 있다. 무엇보다 새끼들의 안전을 지키려는 엄마, 아빠제비의 노력과 헌신은 눈물겹다. 사랑으로 맺은 제비가족이긴 하지만 도처에 놓인 위험에서 가족을 지키는 일도 쉽지 않았다. 새끼들이 태어난 곳에서도 개들이 호시탐탐 노렸고 새끼들이 둥지에서 떨어졌을 때 위험천만 했던 일. 또 날기를 연습하다가 떨어져 먹이가 될 뻔했던 일. 달리는 유리창에 부딪쳐 상처를 입고 하마터면 청소차에 쓰레기로 버려질 뻔했던 일. 또 조심하라고 일렀지만 잘못 먹고 새끼 하나가 죽어야 했던 일. 안타까운 제비들의 가족사였다. 작년에 왔던 좋은 장소를 찾아 왔는데 살 수 없는 곳이 되어버려 제비들도 안타깝게 여겼다. 추위가 오고 어쩔 수없이 따뜻한 남쪽나라로 날아가는 제비 가족들. 후년에도 찾아올 것인데 그 때는 정말 마음 놓고 살아도 좋은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제비에 대한 지식도 얻을 수가 있어서 좋았다. 푸근하고도 잔잔하게 읽을 수 있는 책이었다. 환경오염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운 책이기도 하다. 미물이지만 생명은 무엇이든 소중하다는 교훈도 준다.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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