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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하면 죽고 치병하면 산다
신갈렙 지음 / 전나무숲 / 2000년 1월
평점 :
전쟁과 교통사고 자살등으로 죽는 사람도 많지만, 사망률 1위는 단연코 암이다. 암과 뇌졸증으로 사망하는 사람이 사망자의 4명중 1명이라니.
내가 암에 걸린다면? 상상조차 되지 않는 일이다. 확율이 매우 낮은 로또 1등은 살때마다 꿈꾸지만, 확률이 높은 암에 관한 대비는 전혀 하지 않고 있는게 사람 심리.
조부모님중 3분이 암으로 돌아가셨기에 암에 대한 염려를 놓을 수 없는 우리집이다.
무엇보다 부모님이 염려된다. 아직 젊은 나는 건강한 편이라 별 걱정을 하지 않고 있다. 부모님도 건강하신 편이지만 연세가 있으신지라 이런 책도 찾아 보게 되었다.
그렇다고 효자네? 라는 식으론 제발 생각 하지 말길 바란다. 효자란 아무한테나 쓰는 말이 아니다. 아닌걸 스스로 너무나 잘 알기에, 그런 말은 정말 듣기 싫다. 나 자신이 부끄러워지기 때문이고, 부끄러워 하는 것만으로 그쳐버리기 때문이다.
솔직히 평소엔 걱정을 잘 하진 않지만 책의 제목을 보니 알아두면 좋지 않을까? 싶었던 거다. 평소에 잘 하지 못하고 아직까지 어린애처럼 잔소리를 듣기 싫어하고 짜증을 잘내는 못된 아들에게도 부모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조금은 있긴 한가보다.
병원에 자주 가지 않아서 그런지 가끔 갈때면 의사와 간호사들의 태도에 화가 날때가 많다. 공짜로 치료 받는 것도 아닌데 왜 그렇게 불친절한지. 어쩔땐 손님에게 죄지은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바쁘고 반복되는 일과에 지친것은 알겠지만 그렇다고 납득이 되진 않는다. 친절하길 바라는게 아니다. 최소한 지들 할일은 똑바로 하고, 사람과 사람사이에 지켜야할 기본적인 예의는 지켰으면 좋겠다.
병원에 갈때마다 느낀것은, 양의학에는 한계가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당장의 증상을 없애는데만 신경쓰는 것같다. 계속 고객이 아파야 장사가 되는 탓인건지 양의학 자체가 그런 것인지 작은 치료하나에도 부작용이 참 많다.
한의학도 마찬가지로 의사간의 실력 격차가 너무나 크고, 바로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양의와 한의가 잘 조화를 이루면 좋으련만 한의사를 의사 취급도 안하는 양의사들을 종종 보게 된다.
병원에서 의료사고로 사망하는 사람이 참 많다고 한다. 치료할 수 있는 병도 의사들의 어이없는 실수로 환자를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의사들과 병원은 숨기기에 급급하고 나몰라라식의 대응을 한다. 사람을 사람으로 생각하지 않고 돈벌이 수단으로만 생각하는 사람이 참 많은 것 같다. 실력만 있으면 인성이 개판이든 말든 다 되는, 아니 오히려 간사하고 모략을 잘 부릴 수록 출세하는 세상 구조가 다른 여러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
투병이 아닌 치병을 선택하여 암을 완치한 경험으로 이 책을 쓴 저자. 무엇보다 암을 이겨내겠다는 의지와 좌절하지 않은 멘탈이 대단하다. 자신이 직접 느끼고 경험했기에 거기에서 우러나오는 노하우를 조언해 줄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종교적 성향을 알았더라면 난 이책을 읽지 않았을 것이다.
배타적인 기독교인들은 늘 이런 식이다. 안내없이 양해도 구하지 않고 자신들의 논리를 일방적으로 전개하고 강요한다. 종교서적일 경우에는 표시가 나는데, 아무런 예고도 없이 하나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 것은 마음에 들지 않는다. 저자가 비록 신을 믿어서 암을 이겨냈다고 할지라도 말이다.
신이란 약장수도 아니고 의사도 아니다. 기도로 병을 치료한 예가 많겠지만, 꼭 그 신이 아니라도 다른 신에게서도 그런 경우를 찾아보기란 어려운 일이 전혀 아니다.
전염병이 돌던 중세에 치료는 안받고 기도만 주구장창 하다가 죽어간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특정 종교를 당연히 그것만이 진리인양 생각하는것, 좋다.
그러나 그것은 자신에게만 적용해야지 독자의 종교나 신념을 배려하지 않고 자신이 믿는 것을 강요하는 태도가 맘에 들지 않는다.
기독교가 믿음으로 인해 좋은 일도 많이 했겠지만 전쟁과 분란을 일으키고 살인을 한 예는 더더욱 많다. 신의 이름으로 세력을 확대하고 권력을 잡아 횡포를 저지르고 정치에도 개입하려드는 기독교.
참 진리이기 때문에 믿는 것이 아니라 이득이 되므로 - 천국에 보내주고 현세에도 잘살게 해주고 개인적인 문제를 해결해주고 건강도 해결해줄까봐 믿는 - 흥신소에 가까운 존재로 전락해버린 믿음이 무슨 진실한 믿음이란 말이며 신이 있다한들 이런 신도들을 좋아하겟는가?
내가 기독교에 더 마음에 안드는 것은 교회 관련 사건이 있을때마다 보이는 기독교인들의 태도다. 일부를 보고 전체를 판단하지 말라는 변명뿐이다.
허나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크다는 교회와 내노라 하는 대형교회, 그리고 그 교회들이 속해있는 교단이 그럴진데 무슨 일부라는 말인가?
일부가 아닌 대부분으로 봐야 한다.
교회를 오래 다녀본 사람은 알겠지만 교회에는 기장, 예장, 감리, 침례등의 교단이 있고 그 교단에 속해있는 교회는 교단의 영향권아래 있을 수 밖에 없고 연관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시스템 자체도 교단이 정해놓은 데에서 벗어날 수 없다.
그런데 무슨 놈의 일부타령인가?
그런 일이 있을때 그들이 해야 하는 것은 변명이 아닌 바로 내부 비판이다. 내부에서 잘못을 바로 잡고 수정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런 목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고 변명만 주구장창 들려온다.
기독교인이거나 특정 종교의 색깔이 거슬리지 않는 사람이면 읽을만하다고 본다. 허나 나와 비슷한 사람이라면 다른 비슷한 책을 보는것이 나을거다. 특정 종교에 대한 저자의 태도만 아니었으면 기독교를 언급했어도 거부감이 없었을 것이다. 인간이 무엇을 절실하게 믿고 그것을 의지하여 무엇을 이겨내는 것을 나쁘게 보는게 아니다. 다만 다른 경우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것이 거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