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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멘토링 - 1년에 1000권 읽는
마쓰모토 유키오 지음, 황혜숙 옮김 / 그린페이퍼 / 2012년 1월
평점 :
품절
1년에 1,000권의 책을 어떻게 읽을 수 있는가 하는 의문에서 읽게된 책이다. 독서의 방법론이나 속독에 관한 책일것이라고 생각했으나 그렇지 않았다. 독서에 관한 짧은 조언들을 모아 놓은 책이다. 한 권의 책에 독서라는 큰 테마를 토대로 독서 노하우등을 짧은글 형식으로 써놓았다. 두페이지를 넘어가지 않는 형식에'이러이러하게 하라'는 조언이 담겨있는 식이다.
우리나라 작가들에도 이렇게 짧은 단락으로 구성된 형태의 책들이 많지만 특히 일본 작가들의 자기계발류의 서적에 이런 형식이 많은것 같다. 이런 책들의 장점은 부담없이 쉬이 읽힌다는 것이 있지만, 깊이나 자세한 설명이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은 단점이 아닐 수 없다. 화장실이나 지하철등 틈틈히 시간을 쪼개서 읽어야 할 때는 물론 이런 책이 적합하다.

책의 내용은 소제목들만 훑어 봐도 대충 짐작이 간다. 어찌어찌하라는 조언속에 다 들어있는 것이다. 저자의 주장을 충실히 따라서 책에서 필요한 부분만 읽는 방법을 쓰자면, 몇몇 부분을 빼고 이 책은 목차만 읽어도 되는 책일 정도다. 책 읽는 방법에 대한 조언도 다른 책들에서 이미 많이 소개된 방법들과 많이 중복되기도 하고, 책 내에서도 중복되는 부분이 많다.
약간 기대했던 1,000권을 읽는 노하우는 사실 별게 없다.
책을 잘 활용하라는 식인데 저자의 주장은 책은 원래 이용하기 위해 만든것이니 소장에 집착하지 말고 읽을 만큼 책을 찢어서 다니기도 하고, 읽고 싶은 부분만 골라서 읽기도 하며, 만화책등도 포함 시키라는 소리가 나온다.
별것이 있을거란 기대는 그리 하지 않았다.
사실 책을 빨리 많이 읽는 방법은 속독법을 연습하는 것이나 책의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것이나, 포토리딩으로 읽는 방법정도가 다 아니겠는가.
포토리딩은 아마도 확신할 수 없는 방법이고 속독또한 아마도 꾸준한 연습이 필요한 방법이고,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것인데, 필요한 부분만 읽는 것도 쉽지는 않다. 어느 부분이 필요한 부분인지 혼동되어서 혹시 내가 놓치지 않았나 찜찜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완독을 해도 책의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많은데 부분만 읽어서 어떻게 알겠는가 싶기도 하다.
어떤 방법이든 그동안의 독서 경력이, 즉 책을 아주 많이 읽어서 기존 지식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사람들에게나 유용한 방법이 아니겠나? 나처럼 독서경력이 짧은 사람들은 써먹긴 무리란 생각이 든다.
가장 황당한 것은 나만의 속독법을 익혀라는 23번째 멘토링이었는데 그 속복법의 노하우라는 것이
목표를 세운다
작업 속도를 올린다
마무리를 잘한다
가 전부다.
잘 읽히는 시간에 책을 읽으면 잘 읽힌다는 것인데 이것은 굳이 독서법 책을 찾아보지 않아도 많이 들을 수 있는 이야기고 목표를 정하고 읽을 속도를 정한다는 것도 그리 새로운 방법도 아니며 목표를 정하고 의식적으로 속도를 높여보려고 한다고 해서 특별한 효과를 가져오지도 않을 것같다. 일부러 천천히 읽는 책도 있겠지만 가볍고 쉬운 책은 저자가 굳이 말해주지 않아도 자연히 속도가 빠르게 된다. 그러나 플라톤의 저서등과 같이 어려운 책이나 생소한 분야의 책을 읽으면서 속도를 의식적으로 높이려고 한다면 머리에 하나도 들어오지 않고 눈만 움직일 것인데 그것이 무슨 소용이겠는가?
결국 구체적인 것은 없고 니가 알아서 해라는 식의 말 같이 느껴진다.
베스트 셀러만 읽지 말라는 것도 마찬가지다. 재미로 읽는 책이야 베스트 셀러를 따르겠지만, 그 외에 책을 베스트 셀러라고 찾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난 원래 천성적으로 베스트 셀러를 찾는 성격이 아니다. 그러나 베스트 셀러라도 읽어서 책에 재미를 붙이는 것이 안읽는 것보다는 낫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열심히 읽는다 해도 하루에 한권이상 읽기는 힘들다. 쉬운 무협소설이나 환타지물, 인터넷 소설등은 하루에 서너권도 가뿐하겠지만 난 개인적으로 그런 책을 읽는 것은 만화책을 읽는것과 별 다를것이 없다는 생각이다. 이런식으로 책의 권수에만 집착해서 1000권을 읽을 필요는 없다고 본다. 어떤 책은 몇시간이면 읽는 반면에 또 어떤 책은 한달을 붙잡고 있어도 이해가 안되는 법 아닌가. 1000권 읽는 방법을 소개해주는 것처럼 호기심을 끌지만 별 묘수는 없는거 같다. 1000권 읽기를 기대한 것은 당연히 아니지만 그래도 뭔가 있을거라는 기대를 했는데, 많이 알려져 있는 방법을 포함해서 많은 방법만 소개했지 구체적인 것은 없는것 같다.
물론 저자의 노하우들이 모두 쓸모가 없는 것은 결코 아니며 좋은 도움이 될만한 조언도 많지만 책의 제목이 맞지 않는, 낚시를 당한 기분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