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사랑 - 심리학자 곽금주, 사랑을 묻고 사랑을 말하다
곽금주 지음 / 쌤앤파커스 / 2012년 2월
평점 :
절판


 

 

  지겹고 식상하게 느껴지면서도 막상 새롭게 하게 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모든것이 새롭게 보이는 연애라는 행위.

한창 빠져들때는 모든것을 다 바쳐도 아까울것 같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내가 그랬었나?' 싶게 느껴진다.

엔전간 상처를 주고 상처를 받는 반복이 지겹게 느껴졌다. 귀찮기도 하고 끝나고 나면 남는 것도 없는 것 같고 시간낭비 돈낭비 마음낭비 한거 같다.

  연애에 있어서는 이제 덤덤한 편이 되었다. 어디에 기준을 둔것은 아니나 많다고 할 수도 없고 적다고 할 수도 없는 연애의 반복에 무감해 진것인지 언젠가 부터 내성이 생겨버린것인지 가슴 설레는 감정을 느끼는 주기가 점점 짧아지고 있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부터 연애에 관한 책들도 여러권 뒤적거렸고 뭔가 큰 답을 주는 듯한 책들도 있었으나 시간이 지나면 도루묵이 되버리는 것도 반복되었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며 연애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인연이 있어서 소위 말하는 작업을 거는 것도 초기 단계에는 그럭저럭 잘 해나가지만 어느정도 진행이 되가기 시작하면 어찌할지 모르는 습성도 여전하다.

나이탓인지 경험 탓인지 맞는 사람을 못만난 것인지 준비가 덜된 것인지 모르겠다. 아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월등하게 많은 나지만 사랑만큼 경험에 비례해서 모르는 것이 또 있으랴. 사랑이라는 말이 낯뜨겁고 그 자체가 회의적으로 느껴질때도 많지만 그만큼 미련을 떨어트릴 수 없는 것이 또 있으랴.

 

  국내의 저명한 심리학자라는 저자는 서울대 심리학 교수로 재직중이다. 보수적인 아버지에게 떠나고 싶어 23살의 어린 나이에 결혼을 했으나 더 보수적인 남편을 만나 많이 부딫히기도 했다한다. 그런 와중에 공부도 계속해서 박사학위까지 따고 명문대 교수직을 맡고 있으니 대단하다.

 

  그리 많이 읽은 것은 아니지만 연애나 사랑에 관한 책들 중 자신의 수많은 경험을 토대로 연애 코치를 자부하며 연애 컨설턴트라는 직업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는 사람의 글도 읽어 보았고 외국인의 저서도 읽어 보았으며 저자처럼 전문 심리학자의 책도 읽어보았다. 이론에만 치우치거나 심리 분석에 중점을 맞춘 책이 있는가하면 어떤 책은 현실과 동떨어진, 현실에서 써먹기에는 낯뜨거운 방법론이나 추상적이고 감정적인 어조로 씌여진 책들도 있었다. 심지어 앞서 말한 경험론자들의 책들도 그러한게 있는데, 믿고 써먹어 보았다가 느끼하다거나 유치하다는 반응도 받아 보았으니 시험문제 답처럼 어디에나 적용할 수 없는 문제가 연애인 것이다.

 

 

 

 

 

  연애에 관해 천성적 감각을 타고난 사람들도 분명 존재하고 있는 것을 목격했으나 나와는 거리가 먼 사실이므로 노력을 하거나 그냥 포기하거나 대충하거나 해야 했지만 포기도 아니고 노력도 아닌, 그냥 저냥 대충 해내온것 같다.

'오~ 제법 잘 해내는데?' 하고 스스로 생각하다가도 언제그랬냐는 듯이 자신이 없어지곤 하더라.

그러다 보니 부작용도 많은데, 전문 심리학자들의 책은 대략 자라온 환경과 관련이 있다고 이야기 하는 듯하다. 그것은 어느정도 신빙성이 있다고 본다.

 

  이 책은 전문 심리학자의 책이지만 이론에만 치우친 이야기라기 보다 저자의 경험과 상담분석을 토대로 비교적 솔직하게 사랑과 연애에 관해 이야기 하고 있는 책으로 보인다. 거기에다 전문가 다운 심리학적 조언도 담고 있는데 그게 전문적인 용어를 남발하며 지루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상담을 받듯이 이야기 하고 있는 것이라 잘 읽힌다는 장점이 있다.

 

 

  이 책에서 사랑에 대한 '답'이란걸 찾으려 한다면 내가 보기엔 어렵다. 어떤 책도 답을 명확하게 찾아주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일거라 생각한다. 당연하게도 당면하고 있는 개개인의 경험현실이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환경도 주요한 비중을 차지한다고 본다. 연애를 하기 힘든 환경에서 지내면서 성격또한 적극적이지 못하고 별다른 노력도 하지 않는다면 멀쩡한 신체에도 불구하고 오랜 기간을 솔로로 지내게 되는 사람도 수두룩하다. 내 친구가 그러한데 이 녀석은 도대체 이성이라고는 찾아보기 힘든 환경과 직업에 외모나 재력도 별다를 것이 없으며 성격또한 적극적이지 못해 오랜기간을 솔로로 지내고 있다. 만나고 연락하는 사람도 죄다 비슷한 처지의 동성이다. 게다가 집안의 장손에 편찮으신 부모님의 성화덕에 여러모로 괴로운 처지에 놓여있다. 스펙이 있는 놈이나 없는 놈이나 취업의 벽이 높은 상황에서 물려받은 재산이라도 있지 않은한 능력이라는 것이 어디 만만한 놈이던가.

 

  저자도 지적하다시피 예나 지금이나 그놈의 능력이라는 것이 없으면 연애란 힘든것이 현실이다. 스스로 슈렉에 가까운 외모지만 끝없는 노력을 통해 바람둥이로 거듭났다는 경험론자도 능력과 큰 키라는 조건이 있더라. 

  나이가 들었는데 능력이 없으면 본인이 결혼을 생각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상대방에서 지례짐작으로 부담스러워 하는, 막말로 코낄까봐 두려워서 가까워지지 못하는 현상도 일어난다. 허우대야 그럭저럭 멀쩡하지만 그놈의 스펙이 없는 나또한 조금 낫다해도 거기서 거기인거다. 나야 그럭저럭 이런채로 살아도 된다지만 친손주를 보고 싶어하는 부모님을 생각하면 친구나 나나 답답해 지는것은 마찬가지다.

이런 것들이 죄다 없다해도 알아서 잘 하는 놈들은 어떻게든 하고 못하는 놈은 참 안되는게 연애다.

 

  도대체 사랑이라는 책을 읽었어도 도대체 사랑이 뭔지 도대체 모르겠다. 도대체 사랑이 뭔지 알려줄거라는 기대는 처음부터 하지 않았지만 서도.

그런 부푼 기대를 안고 이 책을 읽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다. 만약 있다면 명확한 답을 가르쳐 주는 책은 존재하지 않을거란 말을 하고 싶다. 사랑이란거 하는 놈이나 못하는 놈이나 답이 없는 거 아닌가. 세상 많은 것들이 그러하듯이. 어떤 것에 대해 명확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되겠으며 명확한것도 그 답이 명확한 거라고 확신할 수 있는것이 얼마나 되겠나.

 

  하지만 답을 찾을 생각을 접고 읽으면 볼만한 책이다. 다른 사람들의 사례도 듣고 개인적인 경험도 돌아보며 나름대로의 주관적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보탬이 될거란 생각을 가지고 읽으면 좋을거라 생각된다. 나의 기준으로 내가 이해하지 못했던 상대의 행동들이 어느정도 이해가 되고 다음에는 좀더 성숙한 사랑을 하는데 보탬이 될것같다. 그리고 그런 깨달음 속에 더 나은 내가 되고 싶어 하는 자신을 발견한다. 무엇보다도 자신을 돌아보고 자신을 아는 것이 중요한 것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짚신도 짝이 있다는 말이 맞아 떨어지기 위해선 짚신의 사이즈와 재질을 상세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일 터.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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