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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기억력의 비밀 - 기네스북에 오른 기억력 천재 에란 카츠
에란 카츠 지음, 박미영 옮김 / 민음인 / 2008년 4월
평점 :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상 노벨상을 수상한 사람중의 23%가 유대인이라고 한다. 전 세계 65억 인구중에 1천 5백만명 정도로 추산되는 유대인인구에도 불구하고 1901년에서 2009년까지 804명의 유대인이 노벨상을 수상했다. 놀라운 수치가 아닐 수 없다. 유대인은 이토록 원래 우수한 것일까? 노벨상 수상자가 평화상 1명밖에 없는 우리로선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 제일의 인구를 가진 중국도 6명정도여서 위안이 되지만.
물론 노벨상의 유무로 우수함을 전적으로 판가름 한다는 기준에는 동의할 수 없다. 서구 중심으로 수여되는 상이 아니던가. 샤르트르가 노벨상을 거절한 이유도 이것이고. 노벨문학상도 일본은 두명이 탔지만 일본문학이 우리문학보다 결코 낫다고는 생각되지 않는다.
어쨌건 유대인이 유독 노벨상을 많이 탄것은 대단하다 하지 않을 수 없다. 저자 에란카츠도 유대인이며 기네스북에 오른 기억력의 천재이기도 하다. 무려 500자리의 숫자를 한번 듣고 외웠단다. 전화번호 몇자리도 잘 외워지지 않을때가 있는데.

저자는 나쁜 기억력이란 없다고 주장하며, 자신이 개발한 기억력의 기술을 소개한다.
그 첫째 조건으로 자신감을 꼽는다. 자신감은 기억에 대한 의지를 불러일으키고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단다. 머리가 좋다는 사람을 만나보면 항상 기억에 대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그것은 기억을 잘하기 때문에 자신이 있는 것일 수도 있지만,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기억을 잘 하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도 든다. 자신감. 그러나 쉽게 생기진 않는.
숫자 외우기를 어려워 하는 사람이 많다. 심한경우 자기 주민번호도 못외우는 사람도 봤는데, 숫자자체에 별 의미가 없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의미가 없는 것은 잘 외워지지 않는다.
그러나 아무리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도, 자신의 관심사와 관계된 것은 잘 기억한다. 약속해놓고 그 자체를 잊어버리거나 물건을 놓고 다녀서 머리를 아프게 하는 김모양이 연예인 이름은 기가막히게 잘 기억하듯이.
저자는 숫자를 문자로 바꿔서 외우는 기술을 제안한다. 숫자를 알파벳으로 바꿔 단어로 만든다던가, 숫자 자체를 1은 막대기 2는 오리 같은 식으로 외운 뒤, 오리가 막대기를 입에물고... 하는 식으로 연상하고 스토리를 만들어 기억하는 방법이다.
다만 알파벳으로 단어를 만드는 것은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숫자를 기억하는 것보다 더 골치아플거 같으니 한글로 직접 만들어서 기억하는 것이 더 좋은 방법일것이다.
실제로 연상 기억법을 통해 단어를 외웠더니 기억이 잘 되는것 같다. 에란카츠는 연상기억법으로 한번에 기억한 다음에, 몇 년이 지난 후에도 그대로 기억해낼 수 있다고 한다. 그정도는 하지 못하겠지만 어느정도 도움이 될것 같다. 의미가 없는 것들이 얼마나 기억하기 힘든지는 유명한 에빙하우스의 망각곡선이 잘 증명해 주지 않는가.
이 책을 읽기만 한다면 나도 기억력이 좋아진단 말이지? 이런 안일한 생각으로 이 책을 접한다면 실패다. 그 기억술을 실생활에서 꾸준하게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막상 좋은 방법이 있어도 그 방법을 바로 실행하자니 어색해서 곧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는 것이다. 표지엔 책을 읽기만 하면금방 될것처럼 홍보를 하지만 정말 그런책이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어딜가나 빼놓을 수 없는 성가신 녀석 '노력'. 이 책에도 예외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