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소년과 붉은거인
카티프 지음 / 매직하우스 / 201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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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초등학교 5학년 쯤, 일본만화가 정식으로 수입되기 시작했다. 그 이전엔 대부분 불법 해적판이거나 이름만 한국작가로 바꾸거나 용소야처럼 그림과 내용을 고대로 베끼는 방식이 있었다. 그때 출간된 드래곤볼1권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충격적이었다. 내용도 파격적이고 자극적이며 신선했다. 드래곤볼과 시티헌터, 북두신권등은 이질적인 느낌과 함께 새로움을 주었다. 특히 작화가 무척 마음에 들었는데, 이후로 만화를 보는 기준이 되어버렸다. 

 

 우연히 매형의 서재에서 강풀의 바보란 만화를 보게 되었다. 강풀의 만화는 작화기준으로 보는 내 기준에 맞지 않는다. 강풀 스스로도 자신은 그림을 참 못그린다고 말하고 다닌다. 하지만 그 내용이 무척 감동적이고 재미있어서 그런 기준은 이제 사라져 버렸다. 내가 좋아했던 약간은 고전적인 작화도 지금의 일본만화에선 찾아볼 수 없으니 무의미한 것이고.

 

  이 만화 녹색소년과 붉은 거인은 강풀의 만화처럼 인터넷에서 인기를 끌었던 만화라고 한다. 졸라맨처럼 단순한 그림체, 어린애가 그린듯한 작화는 예전기준으론 거들떠 보지도 않았을 것이다. 의도적으로 그렇게 그렸겠지만 개인적으론 지금도 이런 단순한 작화는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간결하고 눈에 쉽게 들어오며, 그 의미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녹색소년은 날 때부터 다리 한쪽이 없었다. 아버지는 태어나기 전에 돌아가셨고, 어머니는 녹색소년이 태어난 모습을 보고 소년을 버리고 떠났다. 여기서 녹색소년과 녹색소년의 대화는 오로지 녹색으로 그려진다.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고 있는 소년은 놀림의 대상이다. 친구도 하나없고 괴롭힘을 당하기 일수다.

그날도 역시 아이들의 장난이 계속된 날이었다. 녀석들이 소년의 목발을 숲에다 멀리 버리고 온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목발을 찾기 위해 절뚝거리며 숲으로 들어간 소년은 숲에서 살고 있는 붉은 거인을 만난다. 붉은 거인 역시 모습과 대화가 붉은 색으로 그려진다.

 

  거인의 모습에 놀랐지만 곧 착한 마음을 지닌것을 알게된 소년은 거인과 둘도없는 친구가 된다. 친구가 없던 서로에게 첫친구가 되어준 거인. 거인이 목발에 꽂아준 꽃이 있는 아름다운 꽃밭에서 뛰어놀고, 숲속에서 딴 과일을 먹으며 매일같이 함께 이야기 하는 사이 깊어가는 둘의 우정. 

 

  어느날 동네 아이들은 소년의 목발까지 부러트리고 만다. 소년은 힘세고 큰 거인에게 도움을 요청하지만 덩치와는 달리 무척 겁이 많은 거인은 거절한다. 소년은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 거인에게 화가나 절교를 선언하지만, 이내 다시 찾아가게 되는데, 이 때 거인은 소년의 새 목발을 준비한다. 소년에게 배운 글자 'Friend' 를 새긴채로.

 

  하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한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시게 되고, 숲속 꽃밭의 비밀때문에 동네사람들에게 내몰리게 되는데…….

 

 

  사람들의 탐욕과 약자에 대한 소외를 잘 표현해낸 감동적인 작품이다. 순수한 소년과 거인을 그대로 보지 못하고, 더럽고 탐욕에 찬 시선으로 밖에 보지 못하는 사람들. 이야기속에 나오는 만들어낸 허구의 모델만은 아니다. 세상에도 이렇게 탐욕에 쩌들고 자신밖에 모르며 많은 이득을 갈취한 것도 모자라 국가자체를 자신과 일가의 수익모델로 만들려는 음모를 꾸미는 권력이 지금 실존하고 있지 않는가. 소년같은 사람은 거기에 억눌리거나 반발할 수 밖에 없지만 권력자는 그것을 '네가 모자라기 때문에, 능력이 없기 때문에 당하는 것이다. 억울하면 능력을 키우라' 고 말한다.

소년이나 거인처럼 소외되지 않은 보통 사람들은 그들을 외면한다. 게다가 우연히 얻은 거인의 돌 때문에 소년과 거인을 비극으로 몰아넣게 만든다. 아무것도 모른다고 항변하는 소년의 말을 그대로 보지 못하고, 소년이 혼자 이득을 독차지 하려고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 사회의 소외된 이웃, 그들에게 관심을 보이는 것은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바쁘게 살다보면 그럴 여유가 없을 수도 있다. 가장 못난일은 아무 죄도없고 해를끼치지 않는 그들에게 아무 생각없이 돌을 던지는 일이다.

 

 

 

[네이버 북카페를 통해 제공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된 서평입니다.

본 서평은 작성자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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