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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소설가의 고백 - 세상의 모든 지식을 읽고 쓰는 즐거움
움베르토 에코 지음, 박혜원 옮김 / 레드박스 / 2011년 7월
평점 :
품절
일흔이 넘은 세계적인 석학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움베르트 에코가 젊은 소설가라니 왠지 어울리지 않는듯 하다. 소설가가 되기전부터 기호학 미학 문학 역사에 조예가 깊은, 그의 책한권 읽지 않은 사람도 그 이름을 알만한 유명인인데 말이다. 하지만 그는 자신이 학자로서나 생물학적 나이로는 오래되었지만, 소설가로서의 나이는 젊다고 이야기 한다. 게다가 일흔일곱의 나이에도 50년 동안 훨씬 더 많은 책을 써내려갈 것이라고 말한다.

명성이 자자한 그의 책을 보기엔 함량미달이라고나 할까? 참 더디게 읽은 책이었다. 책에 나오는 지식들을 주석을 몇번씩 읽어도 이해하지 못한채 무시하고 대충넘어갈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빼더라도. 어렵지만 그래도 한번 잡으면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글쓰기에 관한 유머섞인 이야기들이 특히 재미있었다. 다만 쉬었다가 다시 잡기까지 약간의 마음의 준비, 조용한 환경이 필요했을 뿐이다. 소리에 민감한 편이라 소설책이라도 주변이 시끄러우면 집중을 못하는 편인데, 이렇게 집중을 요하는, 내 수준을 윗도는 책을 읽을 때는 주위가 소란하면 읽어도 거의 머릿속에 들어오지 않기 때문이다.
총 4장의 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1~3파트까지는 글쓰기와 등장인물에 관해 철학적으로 파고드는 형식이다. 저자 자신이 쓴 소설들의 특정한 장면들이 어떻게 쓰여졌으며 어떤 준비가 필요했는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소설가 지망생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들이 아닐까 싶다. 장미의 이름이 내방 책꽂이에 꽂혀 있지만 아직 읽지 못한 관계로 그의 저작을 처음 접하는 것인데, 소설들을 읽고 읽었더라면 더 많은 이해와 재미가 따라왔을 것이다. 후에 다시 한번 읽게 될것같다.
마지막 4장 궁극의 리스트는 매우 읽기가 힘들었다. 목록에 대한 이야기인데 잘 이해도 되지 않고 접하지 못한 작품들의 목록이 나열되는지라 지루함도 느꼈던 것이다. 나의 매우 빈약한 독서경력이 첫째문제이고 예시로 든 열거의 목록들이 너무 길게 나왔기 때문인것이 둘째 이유일 것이다.
작품마다 수준높은 독자를 위한 저자의 윙크가 담겨있다고 하는데, 저자의 지식수준으로 비춰보아 그런것을 알아채는 독자가 되려면 어마어마한 책을 읽어야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나도 꾸준히 책을 읽어 수준높은 독자가 되고 싶은 의욕이 솟았다. 내 수준을 윗도는 책들을 읽다보면 그냥 지루하거나 머리아프다는 생각, 그리고 나중에 다시 도전해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곤하는데 이책은 후자에 속했다. 후에 지적 수준이 올라가면 왠지 더큰 즐거움을 안겨주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생각이 들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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