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학의 권유
이중재 지음 / 토네이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믿을 수 없는 이야기를 확인하고 싶어서 이책을 읽게 되었다. 알파벳도 모르던 축구선수에서 독학으로 4년 6개월 만에 사법시험에 합격한 사람이 있다니? 이책의 저자 이중재변호사의 실제 이야기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공부를 전혀 하지 않았던 저자는 자기 이름도 영문으로 못썼다고 한다.
자랑은 당연히 아니겠지만 나도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부터 전혀 공부를 안한 사람이다. 천성적으로 말을 안듣는 놈이었는지 1학년 때 부터 학교안가겠다고 부모님과 선생님을 애먹이며 무단결석을 한 사람은 나밖에 알지 못한다. 학교도 가기 싫었고 공부도 하기 싫었으며 왜 하는지도 몰랐다. 공부 못한다고 맞으면 맞을수록 오기는 더해 더욱 공부를 안하고 버텼다. 공부 못하는 녀석들도 매가 두려워 숙제는 해가기 마련이지만 방학때는 물론 평소에도 숙제를 안해가서 일찌감치 꼴통으로 찍힌 나. 저자는 축구선수였기에 그나마 용서가 되었겠지만 난 운동을 잘하는 것도 아니라서 그냥 공부 못하는 놈, 머리나쁜놈 등의 명칭을 달고 살았다. 유치원때 교육을 잘 받은 탓인지 그나마 국어는 입학 때 부터 잘하는 편이라서 꼴찌는 하지 않았지만 성적은 항상 하위권 이었다. 수없이 맞아가면서도 끈기있게 공부를 하지 않았고 수업도 듣지 않았다. 지금은 그리운 학교지만 12년 동안 6개월 개근도 한번 해보지 못한 채로 졸업을 했다.

 




 

  그래도 알파벳은 알았는데 저자는 그것도 몰랐다니. 부상으로 좋아하던 운동을 그만둘 수 밖에 없었던 그는 다니던 건축과에 적응하기 위해 학원에서 중학생들과 같이 중학교 과정을 듣는 등의 많은 노력을 했으나 다른 학생들과 너무나 수준차이가 났기 때문에 그만두게 되었다. 그리고 공인중개사 시험을 합격하게 되었고 민법에 재미가 붙어 일년만에 법무사를 취득하고 사법고시까지 합격하기에 이르렀다고 한다. 나도 30이 넘어 처음 공부를 하기로 한뒤 너무 막막한 나머지 공부하는 방법에 대한 책이나 수기를 몇권 읽어보았는데 이런 특이한 이력을 가진 사람은 처음이다. 대단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지경이다.

 

  저자는 자신에게 맞는 공부를 하라고 충고한다. 아무리 좋은 학습법이라도 자신에게 맞지 않는 방법으로 하면 별로 소용이 없단다. 자신의 정신이 가장 또렷한 시간, 장소, 방법등을 찾으라고 충고한다. 다만 꾸준히 해야 하는 것은 불문율이다. 저자의 경우 처음엔 많은 시간을 책상에 앉아 단순한 공부를 했지만, 곧 능률이 오르지 않음을 깨닫고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병행하며 많은 시간보다는 효율적이고 집중력을 높이는데 중점을 두었다. 어려운 법관련 서적을 읽을때도 처음엔 소설책 읽어 나가듯이 읽어 전체적인 맥락을 짚고, 2번째는 인과관계를 살피면서, 3번 읽을때도 이해되지 않는 때에야 따로 표시를 해두었다고 한다. 그리고 같은책을 적오도 10번은 읽을 각오로 꾸준한 반복학습을 했다.

 

  나는 산수를 특히 싫어했다. 지금도 나누기 이상은 하질 못한다. 초등학교 4,5학년 때쯤 되니 아예 손을 놓게 되었다.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었던 것이 챙피했기 때문이다.  그때 어이없게도 이런 생각을 했다. 다시 1학년으로 돌아가면 열심히 할텐데 이미 너무 많이 진도가 나가 감당할 수 없겠다고. 겨우 초등학생이었는데 일찌감치 포기를 해버렸던 것이다. 벌써 어릴때부터 항상 변명과 자기합리화로 체념을 했었으니 중고등학교때는 더 말할것도 없었다.

 

  나의 나약함도 있지만 어린나를 체벌로만 다스리려 했던 교사도 문제가 많다. 알아서 공부하는 아이는 놔둬도 공부를 하니 공부가 쳐지는 아이들에게 신경을 써야 하는거 아닌가. 모르는 것을 가르치고 모르는 아이에게 알려주는 것이 교육이며 교사의 본분이지 아이들을 차별하고 때리고 소리지르고 폭언을 퍼붓는 것이 교사의 임무는 아니지 않는가. 요즘은 어쩐지 모르겠지만 난 온갖 폭력과 입에 담기도 싫은 욕과 저주에 가까운 멸시의 말을 들었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나를 주먹으로 때린 담임은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다. 어떻게 힘없는 9살짜리를 남자 어른이 주먹으로 때릴 수 있을까? 때리면서 자신의 주먹의 파워에 만족하며 흡족해 하기라도 했던 것일까? 그때부터 였던것 같다. 공부에 대한 반감이 강력하게 자리잡은것은. 그 이후로 공부를 할 이유도 의욕도 자신감도 모두 잃어버린채 살았던것 같다.

 

 

  하지만 이유가 어쨌던 간에 그런 변명은 자신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자도 스스로에게 하곤 하는 핑계를 주의하라고 한다. 변명과 자기합리화로 미루다 보면 결국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초등학교때부터 변명을 하곤 했던 내가 증명할 수 있다. 당장 시작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뻔한 이야기지만 꿈은 아주 중요한것이다. 저자도 자신의 비결을 묻곤 하는 사람들에게 꿈이 뭐냐고 질문을 하는데 상대방은 황당해 하는 반응을 보이기 까지 한다하니. 법이라는 것이 정말 재미있어서 시작했다는 저자는 좋아하는 공부이기에 재미를 느끼며 즐겁게 할수 있었다고 한다. 운동을 하면서 키워온 끈기와 오기도 한몫했을 것이다. 저자의 이야기는 내게도 할 수 있겠는 용기와 희망을 주었다. 뒤늦게 시작한 만큼 어렵고 모르는 것들도 많고 막막할 때가 한두번이 아니지만 저자의 조언과 경험을 생각하면서 용기를 얻어 꼭 목표로 하는 바를 이루어 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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