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밖으로 달리다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16
마거릿 피터슨 해딕스 지음, 최지현 옮김 / 보물창고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빽투더 퓨처라는 영화 씨리즈를 본 후부터였던가? 시간여행에 관련된 소재의 영화라면 가리지 않고 봤었다. 타임머신, 나비효과, 시간을 달리는 소녀등등. 왜 그런 이야기에 끌렸던 걸까? 어쩌면 되돌릴 수 없는 시간을 돌리고 싶은 욕구 때문일지 모른다. 나이가 어릴때나 어른이된 지금이나 그랬던것 같다. 심지어 초등학교 고학년때는 저학년때로 돌아간다면 산수를 기초부터 제대로 할 수 있을텐데라며 얼토당토 않은 생각을 했었다. 현재의 만족스럽지 못한 상황을 과거의 탓으로 돌리며 살았던 것이다. 어리석은 생각이라는 것을 진작에 깨달았지만 시간에 관한 이야기는 여전히 좋아한다.

 

  이 책 역시 제목때문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한 소녀가 달리는 표지를 보며 시간의 경계를 달리는 환타지 소설일꺼라 생각하고 읽은 것이다. 그러나 소설은 현실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이런 제목이 붙었을까?

소설의 배경은 1840년이다. 클리프턴 마을에 살고 있는 제시는 똑똑하고 용기있는 아이로 부모님의 일도 곧잘 돕곤 하는 명랑한 소녀이다. 마을에는 디프테리아라는 전염병이 돌아 마을의 아이들과 제시의 동생인 케이티는 병석에 누워있게된다. 그런데 제시는 엄마로부터 놀라운 이야기를 듣게된다. 지금이 1840년이 아닌 1996년이라는 것이 아닌가? 클리프턴 마을은 마일즈 클리프턴이라는 사람이 희망하는 사람들을 모아서 1840년대를 그대로 재연한 관광지 마을이었다. 관광객들은 마을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카메라와 유리화면을 통해 1840년대 사람들의 모습을 관람하는 것이다. 마을의 어른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어린 아이들은 까맣게 모르고 살고 있으며 그 사실은 비밀이었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간단하게 치료할 수 있는 치료약을 공급해 주지 않아 아이들이 죽어가게 된 것이다! 삼엄한 감시로 인해 마음대로 약을 구하러 나갈 수도 없기에, 제시의 엄마는 도움을 청하기 위해 어린 제시를 바깥세상으로 내보내게 된다.

 

  자동차, 텔레비전, 도로, 전화기조차 경험하지 못한 19세기의 소녀 제시는 20세기로 문명의 시간을 뛰어넘은 모험을 하게된 것이다. 닐리라는 사람을 만나 도움을 청하기 위해~ 

 




 

  기발한 상상력과 어린 소녀의 문명을 뛰어넘은 모험. 소재자체로도 흥미로웠다. 길기 않은 분량에 잘 읽히면서도 독자에게 재미와 함께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문명에 대해서, 인간의 이기심에 대해서.

 

  문명을 겪어보지 못한 제시는 그것들이 불편하다. 바깥세상에 신기한 것들을 보면서 생각하는 것은 오직 클리프턴 마을과 사람들 뿐. 얼마전에 읽은 룸이라는 소설에서 납치된 소녀가 낳은 납치범의 아이가 갇혀있던 쪽방을 그리워 하는것같은 익숙한 그리움이다. 익숙한것에서 벗어나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반대로 지금 누리고 있는 문명의 혜택을 갑자기 받지 못하게 된다면 불편하고 두려울 것이다.

   90년대에만 해도 휴대전화 없이 살 수 있었지만 지금 없다는 것은 생각도 못할 일이다. 하지만 문명의 발전이 좋은 영향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물질이 풍부해지고 편리해져 가지만 갈수록 우울증과 자살률은 늘어만 간다. 앞으로 더욱 편리한 문명이 우리를 찾아올텐데 더 많은 부작용들도 함께 늘어가진 않을지.

가끔은 불을 지펴 난방을 하고 한참을 걸어서 다니던 학교길, 푸세식 화장실과 대나무 숲이, 별들이 가득하던 밤하늘을 볼 수 있었던 마당의 평상이, 불편했지만 마음의 휴식을 주었던 시골생활이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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