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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야의 달력 - 마야 문명 최대의 수수께끼에 얽힌 진실
베른트 잉그마르 구트베를레트 지음, 박병화 옮김 / 열음사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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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2012년 12월 21일에 지구종말이 올지도 모른다는 가설이 얼마전부터 화제가 되었다. 내가 종말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것은 TV프로 서프라이즈때문이었다. 그 프로를 보고 있자니 정말로 2012년에 종말이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라. 여러 주장중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이 마야인의 달력에 관한 내용이었다. 또한 경기불황등을 예측하는 웹봇이 2012년 12월 21일 이후의 분석을 거부하고 있다고 하여 종말론에 대한 의구심을 더했다. 이 방송이후 인터넷에선 종말론을 굳게 믿으며 불안에 떠는 누리꾼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었다. 유행처럼 쏟아져 나온 종말론과 관련된 책과 영화들도 전세계적 관심을 증명했다.
초반은 달력과 시간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다. 유럽은 물론 중국, 일본과 서양저자의 책에서는 잘 등장하지 않는 조선의 이야기까지 거론하고 있다(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지금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1년 365일 24시간의 달력은 16세기 말, 로마 교황 그레고리우스 13세의 달력 개혁을 통해 탄생했기에 그레고리우스력이라고 불리운다. 지금은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지만, 사실 오차가 존재하는 불완전한 달력이다(전세계적으로 통용된것은 200년정도밖에 안된다). 3,323년 후면 실제 태양력과 하루의 오차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 이것도 그 이전에 사용되던 율리우스력의 128년에 비하면 크게 발전한 것이긴 하지만.
오래전엔 통치 권력 의 마음대로 달력을 정하는등 각기 국가마다 다른 달력을 사용했고, 심지어는 한 국가에서 지역마다 날짜가 다른 현상까지 일어났다. 그레고리우스력도 달력을 개혁함으로서 권력을 공고히 하려는 속셈이 들어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무도 종교적 관점에서 달력을 생각하지 않고 영향력도 없다. 타 종교에서도 상징적인 의미로서 자신들 고유의 달력을 쓰곤 하지만 실생활에서는 그레고리력을 쓰고 있다. 그러나 종교적인 영향이 아닌, 널리 쓰이는 달력이기 때문일 뿐이다. 각기 다른 목적으로 러시아와, 프랑스, 유엔등지에서 달력개혁을 시도했으나 모두 수포로 돌아간것도 세계인들이 그레고리우스력에 너무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마야 왕국에 대한 본격적인 이야기는 120페이지가 되서야 시작한다. 그 이전에는 달력과 시간의 역사에 대해서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데, 저자의 방대한 지식에 놀라면서도 지루한 느낌도 들었다. 그 어떤 문명보다도 시간에 집착한 마야인들은 다른 문명들과는 상대도 안될정도로 뛰어난 시간감각과 역법을 가지고 있었다.
마야인들이 관측하다가 말았다는 13.0.0.0.0일은 2012년 12월 21일이다. 그러나 저자는 종말론을 부정한다. 그것을 다른 방식대로 계산하면 아직도 2000년이나 더 남았으며 현세적이었던 마야인들과 종말은 어울리지도 않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종말론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 그게 진실이든 아니든 삶을 충실하게 살아가면 되는 것이다. 내일 지구가 멸망해도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는 누구나 아는 유명한 말을 떠올리며 말이다.
호기심 많은 독자의 관심을 끌곤 하는 미스테리한 이야기를 기대하는 사람이라면 이책에 실망 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책의 가치는 알려지지 않은 마야문명과 달력의 역사등에 대해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종말론 때문에 불안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나 마야 문명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면 읽어야 한다. 다만 마야의 달력만을 이야기한 논픽션 미스터리가 아닌 인류의 시간과 달력에 관한 역사를 읽을 수 있는 교양서적이라는 것을 알아두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