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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만나러 갑니다
김제동 지음 / 위즈덤경향 / 2011년 4월
평점 :
품절

인터뷰기사를 즐겨보던 때가 있었다. 한창 연예인을 좋아할 10대땐 스포츠 신문에 예쁜 여자 연예인들의 인터뷰가 나오면 꼬박꼬박 챙겨본 기억이 난다. 인터뷰를 보고 있으면 왠지 그들과 가까워진 느낌도 들고 친밀한 느낌도 들곤 했다. 나이가 들고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연예인보다는 내 가까이에 있는 여성들에, TV보는것보단 나돌아 다니는 것을 좋아하게 되면서 부터 인터뷰기사를 보지 않게 되었던것 같다.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부터 작가의 인터뷰 기사를 보는 것이 재미있어 졌다. 그러다 김제동의 '똑똑똑'을 인터넷 기사에서 접하게 되었는데 그것이 묶여져 책으로 나온다는 것이다.
이책의 인터뷰이는 참 다양한 사람들이다. 소녀시대수영, 소설가 이외수, 홍명보, 배우 고현정, 소설가 조정래, 시인 정호승 김용택, 최일구 앵커, 정연주 전사장, 남경필 한나라당의원, 유인촌전장관등 색깔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사람들이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어떻게 보면 참 조합이 안되는 사람들이다. 여야를 가리지 않는 정치인들부터 아이돌가수 방송인 소설가등 각계각층의 인사들을 인터뷰 하는데 어떤 인터뷰보다 진솔하고 솔직한 이야기처럼 느껴진다. 가볍고 편안한 분위기로 진행해 나가면서도 웃음과 감동 그리고 교훈을 주는 인터뷰는 역시 김제동 답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한다.
2009년 노제의 사회를 맡은 이후 진행 잘하고 있던 스타골든벨에서 하차하게 되면서 정치적 외압논란에 휩싸여 화제가 된 김제동은 그후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대중은 그를 더욱 지지해 주었다. 편안한 외모에 웃기면서도 따뜻함이 느껴지는 말솜씨에 소신있어 보이는 그의 행동때문이었는지, 그의 노브레이크 토크콘서트는 매번 매진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내가 사는곳 근처에서도 한적이 있는데 안타깝게 매진이 되는 바람에 가지 못했었다. 사실 그 땐 마땅히 함께 갈 사람도 없었긴 하지만.

대중들의 삶에 대한 깊고 따뜻한 관심과 애정을 쉽고 간결한 시어로 울림을 전해주는 시인 정호승, 섬진강의 시인 김용택, 두말할 필요도 없는 소설가 조정래, 나우콤대표 문용식등의 인터뷰가 가장 인상깊었다. 이들은 모두 낮은곳에 대한 따뜻함을 간직하고 있는 순수함을 아직까지 지니고 있다. 그리고 진정으로 사회에 대해 고민하며 염려하고 있다.
어떤 여고생과 엘리베이터를 타면 혹시나 나를 위협적인 존재, 불안한 존재로 여길까 싶어 눈도 제대로 들지 못한다는 정호승시인의 말에 많은 공감이 갔다. 예전에 집 뒷산에 홀로 등산을 간적이 있었다. 어느 초등학교에서 소풍을 왔다가 가는 중이라 시끌벅적했었다. 높지 않는 산이라 정상에 올라갔다 금방 내려오는데 뒤쳐진 여자 아이들이 몇명 있었다. 길을 잃어버렸나 해서 물어보았더니 약수터로 내려가야 되는데 어디로 가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나 따라오면 된다고 했더니 그냥 자기들끼리 가겠다고 하더라. 그래서 길을 대충 알려주며 먼저 신속하게 내려왔다. 그때 아이들의 눈에 비친 불안함은 아직까지 잊을 수 없다. 어른으로서 아이들에게 밝은 미래나 듬직한 어른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할망정 불안에 떨게 하며 불신에 젖게 만든 사회의 어른인 것이 참으로 부끄러웠기 때문이다. 그날 이후 나도 정호승 시인처럼 아이들을 만나면 쳐다보지도 않는다. 귀여운 아이가 있어도 먼곳만 바라볼 뿐이다. 귀여워 하고 싶은 내 감정 때문에 아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불안함을 느끼게 하는 것조차도 나쁘게 여져지기 때문이다. 가장 아름다운 것이 아이들일텐데 그 아름다움에 아름답다고 감히 말하지 못하게 된 세상.
그냥 웃기는 방송인인이 아닌 웃음과 함께 감동의 울림을 전해주는 방송인 김제동. 그의 재치넘치는 입담을 듣고 있노라면 만나서 술한잔 하며 형삼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모두가 재미있다고 말하는 것에 따라가는 성격이 안되기 때문에 개인적으론 방송가의 최강을 지키고 있는 양대산맥이라는 강호동, 유재석보다 김제동을 더 좋아한다. 내 기호에 맞기도 하고, 무엇보다 인간적인 면모가 느껴지는 방송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