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굿바이, 욘더 - Good-bye Yonder, 제4회 대한민국 뉴웨이브 문학상 수상작
김장환 지음 / 김영사 / 2011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영원과 행복의 나라가 있다면 그곳에서 살고 싶다. 그곳은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행복이 있고, 영원이 있다.
시간은 영원하고 무한하다. 시간에 쫓겨 아둥바둥 살 필요도 없고 걱정할 필요도 없으며 두려워 할 필요도 없다. 굿바이 욘더는 그런 영원의 세계이다.
약 30여년후의 미래, 김홀은 사랑하는 아내를 잃는다. 과학 기술이 발달하여 생명연장을 꿈꿀만도 하지만, 유전적인 암에의해 생명을 잃는 아내를 붙잡을수는 없었다. 아내는 죽으며 말한다 나에게 내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당신에게 내가 없어지는 거라고.
홀은 아내를 그렇게 보낸후 폐인이 되어 술로 세월을 보낸다. 이년여를 그렇게 보낸 홀은 불연듯 일을해야겠다는 생각에 인터뷰어를 다시 시작하는데, 어느날 죽은 아내에게 의문의 메일이 온다. 스팸메일이라고 생각하고 무심코 열어본 메일에는 아내의 홀로그램이 잘지내냐며 인사를 건네는 것이 아닌가? 아내가 죽기 직전 자신의 기억을 바이앤바이 닷컴이라는 회사에 맡겨 아바타를 제작했다는 것을 알게된 홀은 고민끝에 그곳에 아바타로 접속하여 아내의 아바타를 만나게 된다. 그렇지만 아바타는 아내가 아닌, 아내와 같은 모습을 하고 있는 프로그램일뿐이다.
그러나 아내의 아바타는 처음엔 어설픈 흉내만 내는것만 같더니 프로그램이라고는 도저히 생각할수 없는, 아내가 아니라면 할수 없는 말을 해서 홀을 놀라게 한다.
바이앤 바이에는 홀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죽어버린 사랑하는 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접속하는데, 그곳에서 만난 피치라는 아이에 의해 홀도 그런 사람들의 모임에 참석하게 된다.
뭔가 잘못되어 간다는 생각을 가진 홀은 바이앤 바이에 가지 않기 시작한다. 그때 갑자기 피치가 아버지를 만나러 간다는 유언을 그에게 남기고 자살을 하게 된다. 자살한 이는 피치뿐만이 아니었다. 피치 처럼 브로핀 헬멧이라는, 죽을때의 고통을 없애주는걸로 알려진 헬멧을 쓰고 세상을 떠나게 되는 것이다. 홀은 바이앤 바이의 뒤어 뭔가 있음을 짐작하게 되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가상의 세계에서 잃어버린 사랑하는 사람들을 만나면 과연 행복할 것인가? 그러나 그것은 가상의 세계일 뿐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마음만 먹으면 볼수 있고 느낄수 있지만, 그것은 그사람이 아니다. 그것은 자신의 허탈함과 상실감을 만족시키기 위한, 허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신이 그 사실을 모른다면 어떨까? 가상의 세계에서 만난 가상이라는 것을 자신이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또는 행복함을 느끼며 영원히 살수 있는, 이 세상에서 느낄수 있는 모든 감촉과 생생함을 그대로 느낄수 있는 가상의 세계에서 살것인가 아니면 사랑하는 사람이 없는 아픔을 딛고 그냥 이 세계에서 살것인가. 선택권이 주어진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바닐라 스카이라는 영화가 있다. 무척 재미있게 본 영화인데 원래 오픈유어 아이즈라는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다.(스포 주의, 이 재밌는 영화를 안보신 분들은 지금부터 보지 마시길 권장합니다)
돈많고 잘생기고 능력까지 있는 완벽한 남자 데이빗 에임즈는 그런 남자들이 흔히 그렇듯이 바람둥이지만, 파티에서 소피아라는 여성을 만나고 첫눈에 반해 그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단지 섹스파트너로만 여기던 줄리라는 여성이 그를 향한 집착을 드러내고 그와 함께 동반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되는데, 줄리는 죽고 데이빗은 겨우 살아났다. 그러나 잘생겼던 그의 얼굴은 엉망으로 일그러져 있다. 소피아마저 그를 외면하고 그는 길바닥에서 비참히 쓰러지지만, 고민끝에 소피아는 그와 함께 하기로 선택한다. 그리고 그는 성형수술을 하고 성공적으로 수술을 마치게 된다.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데이빗에게 악몽이 찾아오는데, 사실 그것은 그가 생명연장회사라는 곳에 의뢰한 꿈일 뿐이었다. 그는 회사와 계약을 하고 약을 먹은후 오랜 잠에 빠져 있었던 것이었다. 굿바이 욘더는 이영화와 많이 다른 내용이지만, 이 영화를 생각나게 한다.
모르는게 약이라고 모르고 있다면 욘더의 세계나 바닐라 스카이의 세계에서 사는 것은 행복할 것이다. 그러나 알고 있다면? 이것이 가상의 세계인것을 알고 있다면? 단지 하나의 차이뿐이지만 알고 모르는 차이는 엄청날 것이다. 다시 아무것도 모르게 알았다는 사실을 잊고 가상의 세계에 살수 있다면, 행복을 영원이 누릴수 있다면 어떨 것인가. 달콤하면서도 무서운 일이다. 나라면 쉽게 결정내리지 못할지도 모르겠다. 내 존재가 없어져 슬퍼할 가족이 있는한은 가상의 세계를 선택하는 일은 없을 것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