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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자 도둑
마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10년 12월
평점 :
절판
태양을 사람이나 건물등의 물체가 가리고 있으면 그 반대편은 빛을 뚫고 지나가지 못하니 그림자가 생긴다. 귀신이나 뱀파이어가 아니라면 그림자는 누구나 있다.
있으나 없으나 별로 신경쓰이지 않는 존재를 빗댈때 그림자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그림자에 크게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나무의 그림자는 더운날씨에 지친 사람들의 휴식처가 되는 고마운 존재이지만 아무도 크게 고마워 하거나 신경쓰지 않는다. 그림자 같이 눈에 띄지 않지만 상상력이 풍부한 작은 소년은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다른사람과 자신의 그림자를 바꿀수 있는 능력이다. 그러나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는다. 그림자 같은 것이 크게 신경쓰는 사람은 없기 때문이다.
바뀐 그림자는 원래 주인의 이야기를 하고 소년은 상대방의 마음을 읽는다. 이 능력을 활용하여 자신을 괴롭히는 마르케스와의 문제도 해결했고, 평생 절친한 친구로 지내게 되는 루크와도 친해진다. 또 수위인 이브아저씨와 친해졌고, 그를 도와줄수도 있었다.
헤어짐은 사람을 자책하게 만든다. 자신과 엄마를 떠난 아버지에게 잘난 자식이지 못했다는 죄책감. 그것은 키작은 소년을 더욱 의기 소침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그림자의 목소리를 들은 소년은 사람을 구하고, 이해하고, 용감해 진다.
열흘간의 휴가를 받은 엄마와 떠난 바닷가에서 만난 벙어리 소녀 클레아, 소년이 짝사랑 해오던 엘리자베스도 클레아를 만난 이후로 아무것도 아니게 된다. 진정한 첫사랑을 알게된 소년은 클레아에게 자신의 비밀을 알려주고, 클레아는 소년을 '그림자 도둑'이라 부른다. 힘든 이별의 때는 다가오고, 소년은 내년에 다시 올것을 약속하지만,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한다.
정처 없이 주변을 헤매던 기억은 당신이 그 장소에 다가가자마자 애틋한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친구와 헤어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학교를 바꾸면 나아져야 하는 것을……. 그러나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매번 똑같다. 떠나간 친구와 함께 나의 일부도 살하진 느낌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것과도 같은데 다른 점이 있다면 사랑의 슬픔이 아니라 우정의 슬픔이라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정을 주는 것은 정말 위험한 일이다. -113p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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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무너지는것만 같던 첫사랑의 아픔도 세월이 흐르면 추억이 되고, 더 오래되면 추억조차 잊혀진다. 조숙했던 초등학생 시절 다른중학교로 배정되는 바람에 첫사랑과 헤어지게 된 졸업식날, 하루종일 베개를 잡고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스무살이 되던해 우연히 그아일 만나게 되었으나 이미 그때의 감정은 사라진 뒤였다. 그렇게 몇년을 가끔 만나다가 연락이 끊어졌는데, 십년이 더 지난 지금 소년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주 잠시지만 얼핏 그때의 감정을 느낄수 있었다.
소년도 클레아를 그렇게 잊는다. 의대에 진학하고, 연인이 생기고 바쁜 삶을 살아가는 동안 까맣게 잊게 되는 것이다.
작년에 코엑스에서 열린 프랑스 작가전때문에 베르나르와 기욤뮈소등 유명 프랑스 작가들이 내한했었다. 그때 마크레비도 방한했는데, 교보문고 싸인행사에서 그를 보았다. 전작 낮1권에 친필서명을 받기도 했는데 싸인을 받을 당시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 받을수 있었던 것은 줄서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었다. 프랑스에선 유명하지만 상대적으로 국내에서는 덜알려 졌기 때문에 그랬을까? 그는 지루했는지 팔짱을 끼고 인상을 쓰고 있더라. 그런데 내가 책을 들고 다가가자 금방 환한 미소를 지으며 이름을 물었었다.
중후한 매력을 지닌 중년 신사의 분위기를 지닌 그의 털복숭이 손과 악수를 나누며 작품과는 왠지 어울리지 않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의 중년신사가 썼다고 하기엔 너무 동화적이고 훈훈하며 감상에 젖게 만들기 때문이다.
이번에 그의 작품을 두번째로 읽으면서 느낀 것은 그의 작품을 읽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는 것이다. 유명 사업가 였다가 아들을 위해 쓴 소설, 영화로도 제작된 '저스트 라이크 헤븐'이 베스트 셀러에 오른것을 계기로 전업 작가의 길을 가게된 특이한 경력의 작가.
마크레비처럼 따뜻하고 감성적인 이야기를 만들어 낼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