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K 파워 두뇌 트레이닝 - 비주얼 훈련 프로그램
제임스 해리슨.마이크 홉스 지음, 한미전 옮김 / 타임북스 / 2011년 1월
품절


시골에서 살다가 서울로 이사와서 가장 좋았던 것은 많은 친구들이 생긴것도 아니고, 아파트도 아니고 바로 게임이었다. 시골에는 오락실도 거의 없고 있다해도 한참을 걸어가야 하는데 그러다 보면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이 너무 늦게 된다. 먼길을 걸어서 가거나 20분정도 걸어서 버스를 타야 집으로 갈수 있었거든.

전학온 초6년부터 고교 1학년때까지 오락실과 게임기에 집착을 하며 살았던것 같다.


책은 단한권도 읽지 않았지만 그당시 유행했던 게임기는 다 가져 보았으므로.

물론 집에선 사주지 않았다. 게임기를 사기 위해 중학교때 1여년간을 새벽에 일어나 신문배달을 할 정도의 열정을 가지고 있었으니 그 열정으로 공부를 했거나 책을 읽었더라면…….


1993년도에 난 그 비싸다는 100메가 쇼크의 네오지오를 그당시 20만원을 주고 샀으니 지금 가치로 따지자면 뭐(내가 왕년에 어마어마 했거든~~) 물론 팩은 따로였다. 요즘은 컴퓨터 에뮬로 받아서 꽁짜로 할수 있는 사무라이쇼다운 팩이 10만원정도였으니.



왠 뜬금없이 게임이야기냐?

이책을 보니 닌텐도DS의 매일매일 두뇌트..허허엉~이 생각났기 때문이다.



잠시 게임이야기를 더 해보자. 고등학교 올라가서 여전히 공부는 뒷전이고 게임대신 이성에 눈을뜬 탓에 잠시 게임을 끊어버리고 안하다가, 군대 제대하고 나서 게임기를 다시 구입했는데 그 진화단계가 플수2, psp, 엑수박수, 닌텐도DS다.



재믹스-패밀리-슈퍼패미콤-메가드라이브-네오지오-pc엔진-ps1-ps2-세가세턴-psp-닌텐도ds-xbox등 10대초부터 20대 중반까지 국내에서 나온 거의 모든 가정용 게임기를 가져 보았다. 게임기는 샀는데 팩이 없어 친구에게 빌리거나 뺏다시피 해서 했지만 게임을 그렇게 많이 해본건 아닌데 다 가져는 본것이다. 이놈의 욕심이란... 집중해서 하지 못하고 이것저것 들쑤시기만 했었다.




드디어 책이야기.



페이지는 200페이지가 채 안되지만 이책 참 알차다.

싸이즈가 애들 공책만한 크기로 좀 큰편이고 페이지 구석구석까지 글씨나 그림으로 빼곡하다.

뇌의 구조에 대한 설명부터 시작해서 인지능력 테스트, 각종 퍼즐, 스도쿠, 요가법, 운동법, 독해력, 언어능력까지 두뇌트레닝을 위한 프로그램들로 가득차 있다.



퍼즐에 대한 게임이 상당하지만 그냥 단순하게 게임위주로 되어 있는 책이라고 생각하면 곤란하다. 그런 책들을 필요로 한다면 지하철역에서 살수 있는 퍼즐책이면 족하다.

이책은 이런 게임들이 어떻게 두뇌에 도움이 되며 어떤 능력향상에 도움을 주는지 잘 설명해 주고 있다. 두뇌개발에 대한 것과 퍼즐게임책을 합쳐놓은거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기억에 대한 원리를 알고 나니 그동안 왜 어떤것은 기억을 기가막히게 하고 어떤 것은 매우 쉽게 잊어 버리는지 원인이 보일것 같다.

요즘은 게임을 전혀 하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가 유행하고 오락실이 망해가며 온라인 게임시대가 열릴때부터 난 게임을 끊었다. 국민게임이라는 스타도 할줄 모르고 리니지 한번 해본적 없다. 리니지 하는 절친이 계정을 매달 지돈으로 끊어줄테니 같이하자고 할때도 거절했다. 게임이라면 할만큼 해봐서 지겹기도 하고 흥미를 느끼지 못하기 때문이다. 뭐든 다 때가 있는것이여.

이런 나를 보고 친구는 신기해 하며 말한다.



"넌 남들 안할때 하다가 다하니까 안하냐?"

"게임은 시간낭비야. 할땐 재미있지만 하고 나면 10년을 해도 남는것이 없어. 시간만 갈뿐이지."

"지가할땐 언제고 이제와서 그딴 소리냐?"

"니가 하니까 그렇.. 그땐 어려서 철이 없었잖아"

뭐 지금도 그리 철은 없는거 같지만.

난 요즘 한권도 읽어보지도 않은 작가의 이름과 작품명을 줄줄 외우기도 한다. 읽고 싶다고 꼽아놓은 작가의 작품이라면 틀림없이 기억이 난다. 모르는 작가가 물론 많지만 책읽은 경력이 무척 짧기 때문이다.

그런데 군대 있을때는 암구어 네자리를 못외웠다. 자랑이 아니라 챙피한 이야기지만 입대전까지 전혀공부를 안했기에 외우는 것을 해본적이 없었고, 금일의 암구어 두단어조차 못외워서 손가락 사이에 몰래 써놓고 했던 기억이 난다. 쫄병들이 암구어를 못외운다는 것은 말이 안되는 이야기다. 위기의식을 가지고 필사적으로 외워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난 열심히 외우려고 생각한 적도 없고 여느때처럼 잔머리를 굴려 교묘하게 컨닝을 해야 했다. 외우기도 싫었고 외워지지도 않았던 것이다.


뇌에도 근육이 있으니 근육을 단련해야 된다는 말은 참 그럴듯 하다. 요즘은 운동을 하지 않지만 운동을 할때, 전엔 움직이지 않던 부위의 근육이 들썩들썩 해지는 것을 보고 참 신기했었는데 두뇌도 그렇게 발달이 되는 것일까?





어린시절 게임에 빠져서 책은 거의 읽지 않았지만 만화책과 추리퀴즈책만은 참 좋아했었다. 잘 맞추지도 못하면서 책의 익살스러운 분위기, 때론 어이없기도 하지만 생각지도 못한 반전, 답을 알아내기 전까지 그 궁금함을 즐겼던 것이다.

이책을 접하니 그런 쏠쏠한 재미가 되살아나 무척 즐거웠다. 문제는 당근 정체불명의 삼류 추리책보다 훨씬 어렵긴 하지만. 어른이 해도 좋고 아이들과 함께 해도 재미있을거 같다. 다만 요런 퍼즐이나 퀴즈라면 꼴도보기 싫은 사람이라면 별로일 것이지만 두뇌게임이나 퍼즐, 탐정퀴즈책을 조금이라도 좋아했던 사람이면 무척 흥미로운 선택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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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러송 2011-01-31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뷰 잘 봤습니다^^

강아지뿔 2011-03-09 10:47   좋아요 0 | URL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