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의 뇌 - 하버드대 뇌과학자의 뇌졸중 체험기
질 볼트 테일러 지음, 장호연 옮김 / 윌북 / 2010년 12월
구판절판


뼈속까지 긍정적인 사람이 있을까?

긍정적인 생각을 가지는 것이 중요함을 알면서도 또 그렇게 행동하면서도 마음 깊은 곳에서는 부정을 가지고 있는 존재. 성공을 희망하는 어떤이는 자신이 긍정적이다고 생각했으나 어떤 테스트 결과 무의식은 성공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고 있더랬다. 깊은 속마음까지 긍정적인 사람은 정말 흔하지 않을 듯하다.

나의 경우엔 평소엔 부정적이며 투덜거리기를 일삼다가도 사기를 당하거나 큰 손해를 보았을때 오히려 대담해지고 편안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이상한 성격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이런것은 상대도 안될만큼 대단한 사람이 있더라.








연구소까지 가는 길을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을 때, 갑자기 오른쪽 팔이 마비가 되어 옆으로 풀썩 떨어지며 균형을 잃었다. 그순간 알았다.

'맙소사, 뇌졸중이야! 내가 뇌졸중에 걸렸어!'

그리고 다음 순간, 이런 생각이 스쳤다.

'우아, 이거 멋진데!'

일시적으로 황홀한 마비 상태에 빠졌다. 내가 이렇게 복잡한 뇌의 작용을 예기치 않게 들여다볼 수 있었던 것이 실은 다 생리적 이유를 알고 있어서였다는 생각이 들자 묘하게 우쭐한 기분이 되었다. 나는 계속 생각했다.

'자신의 뇌 기능을 연구하고 그것이 무너져내리는 과정을 들여다보는 기회를 가진 과학자들이 얼마나 될까?

나는 인간의 뇌가 현실을 인지하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그리고 이제 이렇게 놀라운 통찰을 안겨주는 뇌졸중을 겪고 있는 것이었다! - 33p 中-







인디애나대를 거쳐 30대에 하버드대학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할만큼 유능한 학자였던 저자 질 볼트 테일러는 37세의 나이에 뇌졸증에 걸리고 만다. 뇌과학자였기에 자신이 그 과정을 인식하고 만 것이다. 그리고 좌절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감탄하는 놀라움을 보여준다. 믿기지 없을 정도로 놀랍게 긍정적인 것이다. 뇌졸증이란것을 인식한 후 그 뒤에 오는 증상까지 잘 아는 저자는 마치 남의 이야기를 1인칭시점의 소설을 쓰듯이 묘사하고 있다. 그리고 당황하지 않고 자신이 해야할 일을 침착하게 되새긴다. 게다가 자신이 당면한 뇌졸증을 자신의 연구에 활용하기 위해 상세히 기억하고 살피려고 애쓰기 까지 한다. 비록 그후 잠시 좌절에 빠지지만 잠깐뿐이다.

그후 8년간의 길고 지루한 치료과정을 겪는다. 말도 할수 없고 들을수조차 없게 되버린 8년의 시간. 그러나 그녀는 좌절하기 보다는 그 상태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했다. 뇌과학자로서 자신의 상태를 끊임없이 살폈고, 좌뇌와 우뇌의 철저하게 다른 기능을 확실하게 체험해 낼수 있었다. 그리고 결국 정상으로 회복되고 마는 것이다. 그 8년여 동안의 기록의 성과가 바로 이책이다.



희망이 없는 상황에서도 자신이 할수 있는 일을 하고 즐기고 결국 회복되고야 마는것은 저자의 뼈속까지 긍정적인 성격덕분일 것이다. 자신의 이름조차 떠오르지 않고 목소리 조차 구분할 수 없고 보는것 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뇌의 이상속에서도 즐거움을 찾았으며 내가 왜 이지경이 되었을까 좌절하는것 보다 살아있는것 자체에 감사한 인간 정신의 진정한 승리자이다.



뇌졸증의 증상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부터 투병생활때까지 흔치 않은 경험을 견뎌내고 이겨낸 승리의 기록들은 재미있는 소설의 심리묘사를 보는 것처럼 섬세하다. 과학적 지식, 특히 뇌졸증 예방법이나 증상등을 설명해 놓은 과학서적이라고 할 수 있겠으나 하나의 문학작품, 수필로만 보아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재미있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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