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곰 심리학 - 인생이 재미있어지는 심리 기술
우에키 리에 지음, 서수지 옮김 / 럭스미디어 / 2010년 5월
절판


" 백곰을 잊으려고 생각하면 하는 그룹이 백곰을 가장 생생하게 기억한다."



참 사람의 마음은 마음대로 되지 않는것 같다. 우리는 늘 사람의 단면을 보고 그 사람을 평가하고 싶어 하지만, 정작 자신의 마음도 제대로 알지 못하게 된다.

백곰을 기억하려고 노력한 사람보다 백곰을 잊으려고 노력한 사람이 더 백곰을 생생하게 기억한다고 한다. 백곰의 이미지는 백곰외에 어떤것도 상징하지 않기에 그런 기억의 실험을 한것이라고 한다. (백곰하면 난 코카콜라 광고때문에 코카콜라가 생각나던데....)

놀라운 결과이지만 그리 놀랍지만은 않은 것은 그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좋지 않게 헤어진 여자친구를 잊지못하는, 특히 군시절 헤어진 여자친구를 잊으려고 노력하지만 그럴수록 추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는 것을 경험한 사람은 많을것이다.


이런 심리기술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어렵지 않게 설명하고 있다. 심리학 책은 많지만 읽어본 책중에서 가장 쉽고 재미있게 설명한 책이 아닌가 싶다. 유명한 치알다니의 설득의 심리학보다 더 흥미롭고 재밌다고 생각될만큼 흥미롭다.



안좋은 일이 생겨 우울할때 기분전환을 하려고 평소에 보지않는 개그 프로를 다운받아 보곤 했다. 가만히 있으면 답답하고 좋지 않은 생각이 나기 때문에 잠시 현실에서 탈피하고 싶었던 때문이다. 자기계발서나 일부 심리학 책에도 기분전환을 위해 그런것을 권장했다. 그래서 개그 프로를 보며 웃고 있으니 어머니께서 걱정을 하신다. 나에 관해서 그 어떤 심리학자보다 통찰력을 가지고 계신 어머니는 컴퓨터 앞에 앉아 억지 웃음을 짓는 나의 어색한 미소속에 숨겨진 슬픈 마음을 읽어 내신 것이다. 역시 어머니가 옳았다. 개그프로가 끝난후 오히려 더 우울해 졌었던 것같다.



조숙했던 난 초등학교때 좋아하던 짝꿍과 다른 중학교에 배정된것이 너무나 슬퍼 졸업식이 끝난후 이불속에 머리를 박고 귀에는 아이와 카세트 테이프를 꽂은후 펑펑 울면서 우울한 노래를 반복해서 들은적이 있다. 나중에 그때의 경험이 슬픔을 은근히 즐긴것은 아닌지 스스로 의심하게 되었으나 '난 성격 변태가 아니다' 라고 스스로에게 말하며 그런 생각을 지우려고 노력했었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 이책을 읽으니 그때 그랬던 것이 효과적이었다는 것을 알수 있었다.

슬플때 신나는 음악을 들으면 오히려 기분이 더 안좋아 진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슬플때는 아예 슬픈 음악을 들으며 슬픔에 빠지다 보면 어느 순간 지치는 때가 온다고 한다. 그 철없는 어릴때를 생각하니 정말 그렇다. 나이가 들어 남자는 눈물을 흘리면 쪽팔린다는 생각에 눈물을 참았고, 참을수 없을때는 아무도 모르게 훌쩍이곤 했었다. 그래서 슬픈 음악을 들으며 후련함을 느꼈던 때는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인 것이다. 결혼까지 갈뻔했던 전 여친이 아직까지 가슴속에 남아있는 것을 느끼는 것과는 달리 초등학교때 정말 좋아했던 짝궁은 금방 기억속에서 잊혀졌을뿐더러 20살이 되어 우연히 다시 만나서 연락하게 되었을때도 아무런 감흥이 나질 않았기 때문이다. 그때 즐겼다고도 생각 되었던 것은 실컷 울며 후련함을 느꼈기 때문이리라.



책에서는 그외에서도 우리가 일상에서 누구나 접하게 되는 상황들을 대처해나가는 방법을 예를 들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에세이스트의 책한권을 읽듯이 술술 읽다 보면 어느새 그런 스킬들을 배우게 되는 재미있는 책이다. 나처럼 이해력이 부족해 심리학에 관심이 있으면서도 책을 읽으면 지루하고 생소한 단어들 때문에 머리가 아프고 읽어도 별로 남는게 없다고 느껴지는 사람이라면, 이책을 한번 읽어보라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