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상대
조영환 지음 / 지상사 / 2010년 4월
절판



역전 지하상가를 지날때마다 또 옷보러 가자 할까봐 일부러 먼곳에 주차를 하지만 시내 중심가로 들어가려면 지나갈 수 밖에 없다. 아까운 주말을 내 불쌍한 다리를 혹사시키는데 낭비해야 하다니...

체력도 약한 그녀는 쇼핑을 할때는 운동 선수라도 된것마냥 튼튼한 다리힘을 자랑했다. 나는 진작에 녹다운 되어 의자에 주저 앉아 어깨를 축 늘어뜨리며 헉헉 대고 있는데, 작은 가방도 무거워서 들어달라고 하는 그녀가 쇼핑할때는 어디서 저런 체력이 솟아나는지? 또 나름 체력이 좋다고 스스로 자부하던 내 다리는 왜이렇게 지치고 무기력 해지나?

몇시간을 힘들게 돌아다녀도 지치지 않는 잠재된 힘을 평소에는 거의 쓰지 않는것이 신기했다. 오죽하면 남녀를 금성인과 화성인에 비유를 했을까?

여자의 마음을 잘 모르기 때문에 이책이 내게 필요했다. 오랫동안 여성조직을 이끈 저자가 여자의 심리와 행동을 분석해서 내놓은 이책을 읽어보니 그동안 그랬던게 그래서 였구나 하고 알게 되었다. 여자들의 행동을 전혀 이해못하고 잘잘못만 너무 따지려고 했던 그동안의 내가 결혼직전까지 갔다가 실패한 이유도 조금은 이해가 된다.



여자는 참 이기적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예를 하나 들자면 차가 밀려 늦으면 5분 늦었다고 잔소리하면서 내가 저번에 30분이상 기다려준 사실은 왜 기억 못하는지. 남녀를 떠나서 사람은 공평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내가 그걸 따지면 지난일을 가지고 말한다고 쪼잔하다는 말을 듣는다. 항상 이런 시시콜콜한 것들에 의해 싸움이 일어났고, 그런 시시콜콜한 일들을 따지는것을 너무 싫어하는 내게 다툼끝에 돌아오는 말은 여자맘을 모른다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까다로운 여자들만 만난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냥 그런 것들이 남녀의 차이에서 빚어진 일들이었다. 많은 잘못들을 하긴 했지만 말다툼 할때는 공정하다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착각일 뿐이었다. 여자를 이해 못했기 때문에 빚어진 오해일 뿐인 것이다. 친구들에게 말로만 들었던 검증되지 않았고 만나보지 못한 성격 잘맞는 털털한 여자들을 만났으면 하고 바랬던 나의 어리석음이란.

그때는 몰랐었는데 책을 보니 조금 알겠다. 책에서 나오는 여자를 상대할때 하지 말아야 할 행동들중 내가 안해본 행동은 없다....



사람의 말을 곧이 곧대로 해석하는 나는 바래다줄 필요없다는 말에 그럼 잘가~라는 소리를 하는 등의 행동을 일삼았다. 나중에 탓하면 그러면 왜 마음에 없는 말을 하냐며 짜증을 냈었다. 그런 형식적인 겉치레의 말들을 싫어했기 때문이기도 하고 바보처럼 농담을 해도 진지하게 받아들이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약간 나아지긴 했지만. '약간'



여자들은 뒤돌아 서면 남이라는 말이 절절하게 와 닿는다. 모든것을 다 줄듯이 하던 여자들도 남이되고 나면 남보다 못하게 대하는 것을 보고 당황한 적이 많았기 때문이다. 오히려 남자들은, 특히 내경우엔 처음엔 시큰둥하다가 나중에 정이 들면 더 미련이 남게 되고 나중에 그리워 하게 되는 것 같다. 지금 솔로여서 그런지 몰라도 지난 사랑들이 가끔 생각나며 웃음지을때가 상당히 있는데, 여자들은 전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이책을 읽어서, 지금까지 경험과 대조해 보고 비로소 여자들을 좀 알게 된듯한 생각이 든다.



하지만 책을 다읽고 나서도 참 어렵고 복잡한 것이 여자라는 생각이 든다. 솔직히 이해가 잘 되지 않는다. 모든 것을 이해할 필요가 없기는 하다. 그냥 그렇구나 하고 받아들이는게 속편하니까. 따지다 보면 끝이 없기도 하고.

각장의 말미에는 여성에 대한 격언들이 나오는데 좀 여성비하적인 말들도 많이 나오는것 같다. 우리나라 속담에 그런 요소가 많은 듯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