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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미친 청춘 - 천권의 책에 인생을 묻다
김애리 지음 / 미다스북스 / 2010년 2월
절판
청춘(靑春). 새싹이 파랗게 돋아나는 봄이라는 뜻.
새싹만큼이나 파릇파릇하고 봄처럼 포근하고 향내나는 것이라고 하여 청춘이란 이름을 붙였을것.
20대에는 먼가 미치기 좋고 또 쉬운 나이다. 사랑이든지 무엇이든지.
10대에 또래 아이들이 연예인에 열광할때 책에서 오린 작가들의 사진을 지갑에 넣어다녔다는 저자는 분명 책에 미쳤을 것이다. 10대에 나도 무언가에 미쳐있긴 했지만 알고보니 아무것도 아닌 허상을 쫓았을 뿐이었다. 방황하기 쉽고 연예인등에 열광하기 쉬운 10대에 저자는 어떻게 책에 미칠수 있었을까? 그런 저자가 어떻게 생기고 어떤 사람일까하는 궁금증에서 인터넷을 찾아보았다. 프로필은 찾을수 없었지만 저자의 사진을 볼수 있었는데, 아직 20대로 보이는 고운얼굴에 크고 선한 눈매가 인상적인 얼굴이다.
지금도 한해 200권에 달하는 책을 읽고 또 읽는다는 저자는 열일곱살때부터 10여년동안 분야를 가리지 않고 천권이상의 책을 읽었다고 하는데... 확실치는 않지만 추정되는 나이로 보아 아직 20대 같고, 그렇다면 30대초반인 나보다 어린 친구일텐데 책을 많이 읽은이유인지 인생에 대한 생각과 철학은 20대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의 깊이와 확고함을 보여준다. 그동안 읽었던 책중에서 감명깊었던 책을 젊음, 순간, 꿈, 행복, 사랑을 주제로 풀어내는 솜씨도 상당하다.
이책에 등장하는 50여권의 책에서는 읽어본 책도 있었지만 상당수가 읽어보지 않은책이었고, 읽어본 책이어도 잊고 있었던 감상을 되살릴수 있어서 좋다.
1장에서 이야기 하는 청춘에 대한 책들. 다른 장에서 소개하는 책들도 흥미롭지만, 이 장에서 나오는 몇권의 책은 이책을 읽고 바로 인터넷 서점에서 주문했다. 아직 내 자신이 청춘이라 생각하기에 꼭 읽어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나 자신도 무모하게 살았다. ...망설임과 방황의 시간만큼은 누구 못지않게 많았다.... 이제 까지의 경력을 포기하고 새로운 직업을 가진 적이 두 번 있으며, 언제 돌아갈지도 모를 여행길을 나선 적도 두번 있다. (중략) 인생에서 가장 큰 회한은, 자신이 살고 싶은 대로 인생을 살아가지 못할때 생긴다. [다치나바 다카시의 청춘표류中-]
'나는 어디까지 무모해져 보았는가? 나는 나를 찾기 위해 얼마나 간절한 노력을 기울여 보았는가? 도대체 몇 번이나 실패해 보았기에 자신의 가능성을 함부로 재단하려 하는가? [20p 中-]
20대를 살아오면서 많은 실패와 좌절을 경험하고 나니, 어느덧 내가 그런 실패들에 두려움이 생겨, 하고 싶은것도 없어지고 할것도 없어 모두 포기하고 하고 싶지도 않은 일을 단지 먹고 살기 위해서 하며 하루 하루를 지겨워 하며 아까운 시간을 말그대로 때우고 있었고, 정신을 차려보니 30대가 되어 있었다. 30이 되어서야 시간은 무의미한 것들로 때우기에는 너무 소중하고, 더 늦으면 이제 아무것도 도전하지 못하겠다 싶어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대학을 등록하고 새로운 꿈을 꾸고 있는 단계에 있으려니, 넘어지고 깨지는 것은 청춘의 특권이라는 1장의 주제가 가슴에 절절하게 와닿는다. 실패를 두려워 한나머지 도전하고도 불안해 하는 내게 실패하면 어떻냐고 되묻는 방황의 청춘을 겪은 경험자들의 조언은 실패하는것보다 살고 싶은대로 살아가지 못함이 더 안타까움을 말해준다.
제대후 5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다고 했을때 많은 사람들은 어리석다고 말했다. 30이 다되어가는 나이에 결혼은 언제 할것이며 돈은 언제 모을것이며 잘 안되면 어떻하겠냐는 현실의 문제들을 이야기 할때도 난 그것들이 와닿지 않았다. 내인생의 일말의 책임도 지지 않을 사람들이 이래라 저래라 하는것이 성격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퇴사후 겪은 타업종에서의 실패는 나를 다시 좌절하고 후회하게 만들었다. 그 좌절을 딫고 일어서야 하는 시점에서 만난 이책이 용기가 되고 힘이 된다. 어떻게 보면 무모한 소리로 들릴지 모르겠지만 그래도 지금 순간 아직 청춘은 남아있고 기회는 있음을 자각한다.
세상에는 책이 무지 많아 다 읽어볼수가 없을 정도인데, 무엇을 읽을지 모르겠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단순히 남들이 많이 보는 베스트 셀러라고 해서 보는 것보다 어떤책인지 알며 내가 얻고자 하는것에 부합되는지, 나에게 맞을 책인지를 확인하고 볼수 있기 때문이다. 책은 많지만 시간은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책을 소개하는 책이 아닌 한사람이 얻은 인생철학을 배울수 있는 하나의 가치있는 독립된 책으로서의 역할을 한다고 말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