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처럼 - 도청의 마지막 날, 그 새벽의 이야기
정도상 지음 / 다산책방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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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쯤이던가.
친구처럼 지내던 친한 누나와 정도상 작가의 사인회를 간 적이 있다. 좋아하는 소설가라며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갔다가 알게된 작가. 은행나무 소년이라는 소설은 판자촌에 살던 어린 소년의 이야기였다. 감명깊게 본 소설이어서 자연히 정도상 작가의 신작에 눈길이 갔다.


..드라마 모래시계에서 잠깐 나오는 광주 5.18 사건을 배경으로 한 소설.
1980년 5월 26일 밤 7시 부터 다음날 5시 15분까지의 짧지만 강렬한 이야기다. 광주 이야기는 우리 모두가 알아야 할 역사적 사건이지만 그당시에는 언론을 차단했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그런 학살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고 있었다고 한다.
불편한 진실이란 말처럼 읽는 내내 편치 않은 마음이었다.

가난하여 배움이 짧은 노동자 명수는 희순누나를 사랑하면서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알게 된다. 여자때문에 시작했지만 그것이 옳은 길이라는 것을 알았을 것이고 희순의 인간됨을 믿었기 때문에 목숨이 걸린 싸움을 할 수 있었을 것이다.

어렵게 들어간 대학을 그만두고 야학을 가르치는 교사로, 공장의 공원으로 들어간 결정을 한 대학생들도, 배운것은 없어도 뜨거운 마음과 정의감으로 함께 싸워나간 노동자들도, 요즘처럼 이기주의가 팽배한 우리의 마음을 부끄럽게 만든다.

어릴 때 5.18 우연히 광주 항쟁에 대한 비디오를 본적이 있다. 외국인 기자가 목숨을 걸고 촬영한 비디오와 사진들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끔찍힌 장면이 실려 있었다. 임산부의 배를 갈라 죽은 아이를 꺼내어 들고 다니는 장면등... 인간이 란짓이라곤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행위들... 사상의 이름으로 권력의 이름으로 자행하였다. 밀그램의 복종실험처럼 인간은 책임이 덜어지면 끔직한 짓을 할 수 있는 존재라고 하지 않던가.
그때의 끔찍했던 이미지의 기억들이 이 책을 읽으면서 자꾸 되살아나 솔직히 마음이 불편했지만, 그런 희생이 그냥 잊혀지고 있다는 것이 더 불편하다는 것을 자각 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 소설을 읽고 그들을 기억하고, 그때를 잊지 말고, 다시는 그런 일들이 벌어지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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