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2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2
박종호 지음 / 시공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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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음악 작곡가와 연주자, 그리고 감상자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 질문은 박종호 선생의 『내가 사랑하는 클래식 2』를 읽는 도중 수시로, 다 읽고 나서도 머릿속을 맴돌던 의문이었는데, 그에 대한 대답으로 ‘고독’이라는 두 글자를 떠올렸다. 비단 작곡 뿐 아니라 창작에 관계된 모든 행동이 그렇겠지만 작곡가가 홀로 앉아 지독한 외로움을 견디어내며 그 외로움을 자양분 삼아 내면에서 아름답고도 장엄한 선율을 발아시키면, 연주자 역시 홀로 최소 1만 시간에 걸치는 각고의 노력과 부단한 연습 끝에 그 선율을 체득하고, 감상자 또한 홀로 방 안에 앉아 그 선율을 들으며 자신만의 정신적인 허기를 달래지 않던가. 루트비히 반 베토벤, 프란츠 슈베르트, 안톤 브루크너, 자크 오펜바흐, 구스타브 말러처럼 고독했던 작곡가들과, 클라라 하스킬, 디누 리파티, 글렌 굴드처럼 처절하게 고독했던 연주자들, 그리고 이 책의 저자이자 정신과 전문의인 박종호 선생과 나를 포함하여 세계 어디에서나 클래식 음악을 듣고 있는 수많은 개개인 모두 고독하기에 음악으로 연결되는 순간만이라도 외로움을 잊을 수가 있는 것이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고뇌하면서 살아 갈 수밖에 없지 않은가. 개인마다 고뇌의 깊이와 무게는 다를지라도 홀로 짊어지고 가야 한다는 점에서 차이는 없다. 고독이 잉태한 클래식 음악을 가장 고독할 때 들어 보라. 그러면 고독이 나날의 삶의 원동력이자 친근한 벗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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