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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왜공정 - 일본 신新 왜구의 한반도 재침 음모
전경일 지음 / 다빈치북스 / 2011년 12월
평점 :
전경일의 『남왜공정(南倭工程)』을 착잡하고도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읽었다. 저자가 7년에 걸쳐 철저한 연구 끝에 내놓은 결론이 가히 놀랍다. "일본은 틀림없이 2045년에 한반도를 재침략한다!"라는 주장. 이 주장은 근거 없는 도발이 아니라 한국사와 일본사를 철저히 연구하고 거시적 관점에서 객관적인 역사적 증거와 패턴을 통해 도출해 낸 충격적일 정도로 정확한 예측이다. 이 책을 꼼꼼히 읽어보면 알겠지만, 한반도와 일본의 지정학적 악연에 의해 형성된 고대부터 현대까지 일본의 한반도를 향한 잔혹 행위가 바로 '왜구'라는 일본 특유의 살육 해적집단에 의한 불행임을 밝히고 있다. 고대 삼국시대부터 고려, 조선을 거쳐 대한제국의 강제병합에 이르기까지 일본의 일방적이고 잔혹했던 한반도 침략사가 고대의 왜구로부터 시작되었음을 차분한 어조로 전달하는 저자의 문체가 오히려 일본의 행태를 더욱 섬뜩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하는 데 일조하고 있다. 실제 현대의 일본 자위대는 미국이나 중국과 대등하게 맞설 수 있을 만큼의 거대 군사조직으로 세력을 키웠고, 아시아 최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대의 왜구가 중세의 조선을 7년간이나 유린했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또 근대 말과 현대 들어 제국주의 세력으로 거대해진 왜구가 36년 동안 얼마나 한반도를 피폐하게 만들었는가? 이렇게 생각해보면 현대 일본의 자위대는 일본의 왜구적 습성이 가장 첨예하게 확대된 실질적인 위협인 셈이다. 한국은 북한과 일본을 동시에 상대해야 하는 엄청난 부담을 안고 있는 것이다. 실제 상황이 이런데도 한국인들은 일본과 일본인들에 대해 아직도 심정적 우월의식에만 사로잡혀 사태의 본질을 바로 보지 못하고 있다. 분명 일본은 한반도에서 많은 문물을 받아들여 국가를 형성했고 문명화되었다. 그러나 언제까지 정신적 우월과 심정적 만족감에 눈이 멀어 일본을 제대로 볼 수 있을 것인가? 현실적으로 일본과 한국의 경제적 차이와 기술적 격차만으로도 한국은 일본과 대등하다고는 말할 수 없다. 게다가 일본과 일본인은 결코 한국인이 자랑해마지 않는 예의로 다스릴만한 국가도 국민도 아니다. 국제정치에서 예의범절과 상호존중은 내가 상대만큼의 힘을 갖추고 있을 때만 효력이 있을 뿐, 약소국은 늘 강대국의 이익에 따라 얼마든지 침략과 식민지화가 반복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언제쯤 일본과 일본인의 본질을 바로 보고 제대로 대비할 수 있을까? 한국에서 자생적 친일파가 생겨나고 있고, 젊은 세대의 일본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나, 일본제국주의를 겪은 기성세대의 일제 시대에 대한 향수 등이 분명히 커다란 부담임은 틀림없다. 따라서 개개 한국인들이 일본과 일본인의 본질에 대해 제대로 알고자 한다면 일본과 일본인의 밑바탕에 깔려 있는 왜구적 속성을 먼저 알아야 한다. 왜구는 오랜 시간동안 한반도와 동남아 일대에서 무차별적 살육과 약탈, 방화를 해온 해적집단의 원형이자, 현대 일본과 일본인 속에도 여전히 살아 있는 일본 중심 극우익적 사고의 바탕이며, 한반도가 존재하는 한 언제고 재침략을 수행할 준비가 되어 있는 실질적 거대 세력임을 알아야 한다. 사실 2002년에 유사법제를 통과시킴으로써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가 한반도에 상륙할 근거는 마련해 놓은 셈이고, 독도에 대한 막무가내식의 영유권 주장도 결국 독도와 울릉도를 통해 한반도 내륙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책략임을 한시도 잊어서는 안된다. 나는 민족주의자는 아니지만 아들이 전쟁 없는 평화로운 땅에서 살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영토의 보존이 가장 중요한 관건이 아닐까? 나는 국방 관련 사안에서 만큼은 비리와 뇌물이 없으면 정말 좋겠다. 나라를 보존하는데 꼭 필요한 국방 분야에서 마저 늘 터져 나오는 비리를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프다 못해 언제 정신을 차리려나 싶은 분노가 앞선다. 다시 국토를 빼앗기고 나라 없는 백성으로 살고 싶은가? 마찬가지로 나는 이스라엘이 아니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마음을 내 마음처럼 느낀 지도 오래 되었다. 그들이 언젠가는 영토를 회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결국 이스라엘 또한 일본 우익과 마찬가지 아닌가? 나치에 의한 민족 절멸의 위기에서 가까스로 살아남았던 그 참혹했던 경험을 팔레스타인 민중들에게 고스란히 반복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나는 결코 미국의 논리대로 유태인과 이스라엘을 두둔하고 싶지는 않다. 또, 만일 한일 간에 군사적 충돌이 벌어진다면 미국이 어디를 편들 것 같은가? 아무튼 많은 한국인들이 이 책을 읽고 세계의 작동방식과 국제정치의 냉혹함에 눈 뜨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