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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퀴엠 - CJK - 죽은자를 위한 미사
진중권 지음 / 휴머니스트 / 2003년 5월
평점 :
진중권의 『레퀴엠』은 대학 강의 가는 고속버스 안에서 단숨에 읽은 책이지만, 전쟁과 희생자, 미국과 일본, 기독교와 이슬람교, 지성과 반지성, 광기와 도덕성 등에 관해 많은 통찰을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인간은 왜 전쟁을 하는가? 역사상 무수히 많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전쟁에 명분이 없었던 적이 있었던가? 그것이 무엇이든 전쟁의 승자는 정치적 입지를 확보하고 물질적 이익을 극대화하지 않았던가? 전쟁의 피해는 고스란히 일반 백성의 몫이고 전쟁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소수 지배 무리는 전쟁 후에도 도덕적인 책임을 자각하기는커녕 다음 전쟁을 구상하며 자신의 손에 들어 올 부를 떠올리면서 미소 짓지 않던가? 이 책은 2003년 이라크 전쟁을 화두 삼아 전쟁 자체를 성찰하고 있지만, 결국은 인간의 선택에 무거운 책임과 의무를 맡기고 있다.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이라크 민중의 희생을 깊이 추도하면서, 전쟁 없는 참 평화의 시대를 갈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