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정신 -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
강창래 지음 / 알마 / 2013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책의 역할은 무엇일까? 책이 어떤 한 시대의 극적인 사건에 지적 토대가 될 수 있는가? 예를 들어 프랑스 대혁명의 불꽃을 지핀 책이 장 자끄 루소의 『사회계약론』이라고들 말하는데 과연 그럴까? 『책의 정신』(부제: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은 오히려 포르노 소설과 연애소설이 프랑스 대혁명의 뿌리라고 주장한다. 신분과 계급의 벽 앞에서 좌절하는 연인들의 이야기를 많은 프랑스 민중이 읽고 그것을 통해 평등과 자유의 개념을 쉽게 이해하게 되었으며 그것이 절대왕정을 무너트리는 큰 힘이 되었다는 말이다. 이렇듯 『책의 정신』은 저자의 박학다식한 필치로 한 치의 흐트러짐 없이 어떤 특정한 책이 한 사회와 그 구성원들에게 미치는 영향, 그리고 그로 인한 사회적 파장을 많은 인용과 분석으로 서술하고 있다. 이 책 역시 광범위하고 꼼꼼한 독서의 산물이므로, 오직 독서만으로 인간과 역사, 인간과 사회, 인간과 종교, 인간과 과학 등의 관계에 대해 깊은 이해가 가능함을 증명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 모두가 그간의 잘못된 상식 또는 오류에 대해 올바른 인식의 길잡이로서 기능하고 있지만, 특히 제 2장 「아무도 읽지 않은 책」과 제 4장 「객관성의 칼날에 상처 입은 인간에 대한 오해」가 몹시 흥미진진했다. 또한 저자의 독서법은 조선 선비들의 그것처럼 대단히 치밀하고 절대 서둘러서 결론을 내리지 않는 격물치지(格物致知)의 방법을 실천하고 있다. 따라서 이 책은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에 대한 방법론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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