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러 : 인문주의 예술가의 초상 마로니에북스 Art Book 7
스테파노 추피 지음, 최병진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08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탈리아의 미술사가 스테파노 추피가 쓴『뒤러-인문주의 예술가의 초상』를 다 읽고 나서 떠오른 첫 번째 생각은 예술가의 사회적 책무에 관한 것이었다. 예술이 단순히 그림을 그리고 음악을 연주하는 행위 그 이상을 추구하는 공공선이어야 한다는 것. 이런 면에서 알브레히트 뒤러는 예술가 이전에 지성인이었고, 그 지성으로 자연과 인간의 본질을 꿰뚫어 지극히 객관적으로 보고자 했던 관찰자였으며, 자신의 자아를 철저히 파헤쳐 저 밑바닥에 웅크리고 있는 광기와 음험함을 억누르고 시대의 급격한 흐름과 극적 변화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을 지키려 했던 시대의 증언자였다. 알프스 이북의 르네상스를 주도했지만 늘 겸손했고 , 중세의 기독교적 신념과 모호한 시대정신에 충실했지만 한편으로는 늘 고뇌하면서 자신의 한계에 직면하여 극단적으로 가능성을 탐구했던 뒤러의 삶은, 예술가 이전 한 불완전한 인간으로써 사회 속 조화의 가능성에 방점을 찍고자 노력했던 시대의 선구자의 그것 이었다. 나는 특히 뒤러가 그린 자화상을 좋아한다. 헝가리 출신 금세공사의 아들로 태어났지만, 자신을 스스로 지성인이라 규정하고 마치 예수처럼 자신의 모습을 섬세하고 지혜롭게 묘사한 그 작품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