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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비소리 - 나를 깨우는 우리 문장 120
정민 지음 / 마음산책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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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최소한 우리의 선조들은 깊이 반성할 줄은 알았던 사람들이었다. 뉴스를 볼 때마다 도대체 지금 이 나라엔 제대로 된 일이 하나도 없다는 생각에 그 해결책을 찾다보니 늘 옛 글을 읽게 된다. 특히 정민 선생이 번역하고 해설한 『죽비 소리』에는 120개의 우리 옛 문장이 들어 있는데, 하나하나가 반성과 성찰을 촉구하는 글들이다. 그 중 하나를 소개한다. "벌 한 통을 오동나무 그늘에 놓아두고 아침저녁으로 가서 살펴보니, 법도가 몹시 엄격합디다. 나라 꼴이 벌만도 못하니 사람으로 하여금 풀이 꺾이게 하는구려." 허균(1569~1618)이 유배시절에 쓴 편지다. 벌들도 질서와 위계를 지키며 제 할 일에 골몰하는데, 하물며 인간은? 돈 앞에 도덕이고 질서고 몽땅 자취를 감추었고, 성욕 앞에 생명 경시도 한도를 넘었다. 예나 지금이나 벌레보다 못한 인간들 틈에서 인간답게 살기가 지난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