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 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 Think Hard! 몰입
황농문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2007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친구로부터 추석 선물로 받은 황 농문의『몰입』. 나는 이 책을 그야말로 단숨에 읽었다. 추석연휴 동안 이 책 읽기에 ‘몰입’하여 핵심을 파악했고 그 실천법과 응용에 이르는 思考의 궤적을 내 뇌 속 깊숙이 새겨 두었다. 이 책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자신의 능력을 넘어서는 주제를 하나 정해 꾸준히 생각을 집중함으로써 종국엔 해결에 이르는 과정을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평이하게 서술했다는 점이다. 그러니까 몰입 자체는 새로울 것이 없지만 그 시작이 어렵고 설사 시작했다 하더라도 중간에 그만 두기가 쉽다는 점과, 과연 생각을 집중하면 그동안 풀리지 않던 문제의 해결이 정말로 가능할까 라는 의심 따위를 일체 배제하고 몰입 자체의 무한한 가능성에 커다란 가능성을 부여하고 있다는 것이 여타 자기개발서와 다른 점이다. 게다가 몰입이 절정에 이르러 결국 문제를 해결했을 때의 지적 희열과 행복감은 자신의 능력보다 낮은 문제를 풀고 느낄 수 있는 감정이 따를 수 없는 극치의 희열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하지만 곰곰 생각해보면 저자가 주장하는 몰입은 결국 直觀을 위한 준비 단계와 다를 바 없다. 직관이란 무엇인가? 수학이나 물리학적 지식 따위의 기존 방법으로는 풀리지 않던 현상에 대한 해답이 어느 날 갑자기 문득 떠오르는 현상, 그러니까 자나 깨나 몰입을 실천하는 도중에 번개처럼 뇌리를 스치는 것, 일종의 섬광이랄까, 이것이 직관이다. 그러나 사실 직관도 자신의 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이 쌓여 있어야 도달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최소한의 물리학적 지식과 수학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 이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닐까? 또는 상상력이야말로 몰입 이전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나는 살바도르 달리의 초현실주의 회화 작품들도 인간의 내면세계에 대한 화가의 직관적 이해와 상상력에서 비롯된 것이라 생각한다. 물론 그림들이 나오기 까지 화가의 뇌 속에서 진행되었을 수만 시간 동안의 몰입과 유레카의 순간들이 더해져 우리들이 감탄해마지 않는 걸출한 작품들이 탄생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상상력이 없었다면 단순한 색과 형태에 불과했으리라. 또 베토벤의 작품들 중 걸작으로 통하는 음악들도 그가 하일리겐 슈타트를 산책하며 머리속으로 몰입하고 또 몰입하는 과정에서 세상에 나온 것들이다. 산책을 하는 어느 순간 선율이 떠올랐을 것이고, 그 선율을 악보에 옮긴 뒤에도 수없는 퇴고를 거쳐 어느 음표 하나 버릴 것 없는 걸작이 탄생했을 것이다. 사실 소위 천재들로 분류되는 소수의 사람들은 몰입과 직관, 상상력 등을 통해 언제든 어려운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다 해도, 대부분의 평범한 사람들은 어떨까? 이 책의 저자는 평범한 사람도 몰입을 통해 지극히 행복한 순간에 도달할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문제는 현대인들 대부분이 이미 만들어진 외부의 자극에는 민감하게 반응하지만 자신의 머리로 생각하는 힘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은 우선 관심분야가 적고, 설사 관심이 있다 해도 표면적이고 껍데기뿐인 단편 지식만을 인터넷 등을 통해 재빨리 습득하는 것으로 만족하고 마는 현대인의 경박성 때문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없는가? 우선 저자가 제시하는 몰입의 5단계를 의심 없이 실천해보는 것이 가장 중요할 듯싶다. 여기에 덧붙이고 싶은 것은 讀書力이다. 나는 다산 정약용 선생의 천재성이 다만 몰입에서 나온 것이라고는 여기지 않는다. 우선 폭넓은 관심과 그 관심을 풀어 줄 기본으로서의 독서가 오히려 나중에 몰입에 들어갔을 때 더 큰 원동력으로 작용했으리라 믿는다. 따라서 서너 개 이상의 분야에 대한 전문적 지식에 장기간에 걸친 몰입이 결합되었을 때의 그 시너지 효과는, 별다른 지식 없이 그저 몰입만으로 도출해낼 수 있는 것과는 대단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백지장에서 무엇이 나오랴. 나는 꼬리에 꼬리를 물고 뻗어나가는 내 뇌의 시냅스에 새겨진 지식의 가짓수를 신뢰한다. 우선 다양한 독서를 통해 지식을 쌓아라. 몰입은 그 다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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