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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 게바라 자서전 (개정판) - 20세기 가장 완전한 인간의 삶 - 체 게바라 전집 1, 개정판
체 게바라 지음, 박지민 옮김 / 황매(푸른바람) / 2007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지금 누가, 왜, 어떤 목적으로 체 게바라를 언급하는가? 표면적으로 동서 이념 대립은 끝났지만 미국이 주창하는 신자유주의가 세계 자본의 거대한 흐름을 주도하며 부의 불평등한 분배와 노동의 신성함을 짓밟고 있는 이 시대에? 어쩌면 그래서 더욱 체 게바라라는 인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아니, 체 게바라의 정신을 이어받아 남미에서, 아프리카에서 반미를 외치며 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계속하고 있는 소수의 계승자들에게는 비록 체 게바라의 육체는 소멸했어도 그 혁명정신 만큼은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그들 속에서 언제든지 볼 수 있는 엄연한 실체일 것이다. 역사적으로 체 게바라의 혁명은 볼리비아에서 종말을 고했지만, 그의 정신과 행동력, 민중에 대한 사랑은 여전히 살아 있다. 그의 삶은 살아서나 죽어서나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그의 혁명동지인 피델 카스트로는 물론이고 함께 남미를 여행하며 민중의식에 눈 뜬 의사이자 친구인 알베르토 그라나도, 남미의 대표적 시인인 빅토르 카시우스 등의 걸출한 인물들 외에, 서구의 식민지였던 제 3세계 국가들의 젊은이들과 식민지 경험을 극복하려 안감힘 쓰고 있는 한국인에 이르기까지, 아마 20세기에 자유와 평등을 꿈꾸던 사람치고 체 게바라의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쿠바 혁명의 성공과 볼리비아에서의 비극적 죽음은, 한 인간의 삶이 얼마나 안락함과 물질적 富, 개인적 행복 따위의 세속적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지, 그것도 자발적으로 가장 낮은 곳으로 내려가 민중과 호흡하며 민중을 위해 정신과 육체 모두를 기꺼이 내놓을 수 있는지를 극적으로 보여준다. 의사로써 편안하고 안락하게 살 수 있었음에도 그 모든 명예와 세속적 성공을 벗어 던지고 혁명가로써, 때로는 시인으로써, 자상한 아버지로써, 그렇게 살다가 불꽃처럼 꺼져 버린 체 게바라의 삶은, 글로도, 사진으로도, 영화로도, 그 어떤 것으로도 재현할 수 없는 순도 100%의 완벽한 인간 본연의 모습으로 육박해온다. 그의 삶은 우리들에게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인간이란 邪的 욕망에 사로잡혀 얼마나 쉽게 일을 그르치는가? 체 게바라는 모든 욕망을 버리고 오로지 민중의 해방을 위해 헌신했다. 과연 인간이란 이기적이고 나약하며 자기보존에만 힘쓰는 동물이란 말이냐? 체 게바라는 이타적이고 강인했으며 타인의 삶을 구제하기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쳤다. 과연 그에게 안락한 생활을 바라는 마음이 없었을까? 그러나 가족과 함께 즐겁고 편안한 삶을 살고 싶은 세속적 욕망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더 절실한 대의를 위해 오직 한 길로만 가기로 결심했을 때, 나를 포함하여 체 게바라 이후에 살게 될 세계의 많은 사람들은 인간이라면 모름지기 이렇게 살아야 한다는 하나의 깨어지지 않을 상징으로써 체 게바라에 열광하고 그의 삶을 아주 조금이라도 닮고자 노력하게 되었다. 세계 자본주의의 한 가운데서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체 게바라의 이미지는 잊어 버리자. 오직 그가 품었던 민중에 대한 사랑과 혁명정신만을 기억하자. 그리고 조금씩 邪慾을 줄여 나가자. 그러면 언젠가는 그가 꿈꾸었던 세상이 오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