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육군전사
우에다 신 지음, 홍희범 옮김 / 길찾기 / 2011년 4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우에다 신(上田 信)이 삽화를 그리고 쓴 독일 육군 흥망사다. 우에다 신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군사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타미야 등의 프라모델 박스 아티스트로도 저명한 사람이다. 그가 그린 전차나 항공기 등의 일러스트레이션들은 남자 아이의 가슴에 전쟁과 관련된 낭만을 극대화하여 전쟁 자체의 참혹함은 잊게 만드는 부작용이 당연하게 여겨질 정도로 박력이 넘친다. 특히 전차의 내부를 그린 것들은 그 자체 하나의 설계도라 할 수 정도로 정밀하고 기계적 구조에 해박한 면모를 보인다. 나 역시 아주 어린 시절부터 타미야의 프라모델 국산 카피판들을 만들면서 성장했으므로 알게 모르게 우에다 신의 그림체에 매우 익숙하다. 그래서 일까, 어린시절에는 그저 독일군의 모습이 멋있었고 용감한 군대의 대명사처럼 여겼을 뿐, 그 독일군에 의해 얼마나 많은 유럽의 민간인들과 전쟁 포로들이 학살당했고 유대인들이 고초를 겪었으며 유럽 전체가 전쟁의 불길 속에서 신음했었는지는 훨씬 나중에야 알게 되었다. 이 책은 그런 면에서 독일 육군의 궤적을 따라 독일과 유럽의 현대사와 제 2차 세계대전의 전모를 간결한 해설과 어울어지는 멋진 그림으로 되살려내고 있다. 글만 있는 戰史에 비해 그림이 함께 있는 책은, 예를 들어 스탈린그라드 공방전을 묘사할 때 독소 양군이 대치했던 지역의 지도 뿐만 아니라 작전의 개요라든지 양군의 병기나 복장 등에 이르기까지 매우 세밀한 부분까지 눈으로 '볼 수' 있으므로 그 이해의 폭은 상상 이상으로 넓어진다. 일단 이 책 한 권이면 제 2차 세계대전의 전모를 간단히 파악하기에 부족함은 없다. 다만 과거 일본도 독일, 이탈리아와 함께 제국주의(또는 군국주의) 추축국의 일원이었기 때문인지, 우에다 신이 독일군을 바라보는 시각은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이라기 보다는 약간의 憂愁어린 안타까움이랄까, 일본에서 줄기차게 출판되고 있는 태평양전쟁 관련서의 약간은 비뚤어지고 자만심 가득한 서술과 맥을 같이 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이 책을 읽을 때 반드시 걸러내야 할 부분이다. 그 외에는 비교적 평이하고 정확한 고증으로 일관하므로 한 번쯤 읽어 두면 나중에 좀더 심도있는 책들을 읽을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한 가지, 전쟁 자체에 대한 낭만은 이제 접어 두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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