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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하루를 살아도 사자로 살고 싶다 - 패튼, 직선의 리더십 ㅣ KODEF 안보총서 10
팀 리플리 지음, 김홍래 옮김 / 플래닛미디어 / 2008년 4월
평점 :
품절
<롬멜>, <나는 탁상 위의 전략은 믿지 않는다>와 함께 읽기 시작해 어제 읽기를 끝마친 이 책은, 롬멜을 다룬 앞의 두 권에 비해 패튼의 삶에서 가장 빛났던 시기를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어, 마치 2차세계대전 후반기 속에 직접 들어 가서 실제 사건들을 목도하고 있는 듯한 생동감이 돋보인다. 1944년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 8~9월에 걸쳐 패튼의 제 3군단이 프랑스로 진격해 곳곳에서 저항하는 독일군들을 처리하고 그들의 장비를 접수하거나 파괴하면서 쉼없이 진격해나가는 장면들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물론 그 과정에서 희생당하는 미군 보병들과 파괴되는 전차들도 부지기수로 늘어가지만, 패튼 특유의 행동력과 전쟁터를 집처럼 여겼던 직선적 성격이 2차 세계대전 기간 동안 가장 극적인 작전들과 맞물려 연합군의 승리에 견인차 역할을 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패튼을 얘기할 때 흔히 언급되는 사건 중 하나는 시칠리아의 한 병원에서 전투 신경증에 걸린 한 병사의 구타와 관련이 있는데, 생각해보면, 패튼 만큼 전쟁을 사랑한 사람도 없었고 당연히 미국인이라면 모두 패튼처럼 전쟁을 사랑해야 하고 전쟁에서 목숨을 아끼지 말고 전진해야 한다는 패튼 특유의 사유 체계가 빚어낸 일화일 것이다. 구타 사건 후에 정작 작전으로부터 제외되어 두문불출, 다시 전쟁터로 나가기만을 학수고대하는 그의 모습에서, 과연 전쟁의 어떤 측면이 패튼에게 그토록 열정적으로 작용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패튼은 전쟁 상황이 자신이 가진 장점을 가장 잘 끌어낼 수 있고 자신의 행동력과 지휘능력, 그리고 긴장감 속에서 솟아나는 지략을 활용하여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과정 자체를 너무 사랑했는지도 모르겠다. 평화가 오히려 부담되었던 사람, 늘 전쟁터를 누비며 옛 장군들의 싸움과 전략, 승리를 복기하며 일평생 군인이기를 원했던 사람, 조지 스미스 패튼 주니어(1885~1945). 총알도, 포탄도, 전쟁의 모든 위험을 극복하고도 평화시에 교통사고로 목숨을 잃은 아이러니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