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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으로 리드하라 - 세상을 지배하는 0.1퍼센트의 인문고전 독서법
이지성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지성의 <리딩으로 리드하라>는 동서양 인문고전 독서를 통한 세계관의 전환에 대해 저자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쓴 또 하나의 인문서다. 사실 독서를 통한 자기계발은 실용적인 목적도 있지만, 독서행위 자체의 미덕은 단순히 많은 지식을 습득하고 그것으로 자신의 삶을 경제적인 윤택함으로 끌어 올리는 것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바로 삶의 고비마다 필연적으로 부딪치게 되는 어려움을 현명하게 극복하고 자신을 돌아 볼 수 있는 거시적 시각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누구든 살면서 경제적 고난, 강요된 죽음의 위협, 정치적 불안정, 전쟁과 혁명, 자연재해로 인한 삶의 강제적 박탈 따위의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에 휘말리게 마련이다. 이럴 때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나만의 중심을 세워 무난히 고난 극복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인문고전들이다. 인문고전 속에는 그동안 인간이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겪은 모든 것이 들어 있다. 고대나 현대나 인간의 본질은 변한 것이 없고, 각 시대의 인간들에게는 당대가 곧 현대이었듯, 그렇게 축적된 인간의 지식과 지혜가 오랜 세월에 걸쳐 어느 시대, 어떤 性情의 인간에게도 적용될 수 있는 보편성을 지니고 있는 인문고전의 탁월성은, 가령, 인간의 행태에 실망했다면, La Bruyere의 <人間性格論, 1688>에서 이미 관찰된 인간의 면면들에 놀랄 것이고, 현 정치에 신물이 난 사람이라면 다산 정약용 선생의 <牧民心書, 1818>에 제시된 목민관이 지켜야 할 일들에서 우선 자신을 다스리는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인문고전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한 권의 인문고전을 쓰기 위해 저자가 행했을 폭넓은 독서와 깊은 사색에 소요된 시간을 건너뛰어 손쉽게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면 큰 오산이다. 적어도 저자의 노력에 準하는 물리적 시간과 정신적 악전고투가 요구된다. 처음엔 힘들어도 꾸준히 한 권씩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 순간 이해의 빛이 보일 것이다. 전체를 이해하기는 힘들어도 부분이나마 이해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삶은 달라질 것이다. 이 지성이 제시하는 인문고전 읽기가 전 국민의 독서술로 인정받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