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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평점 :
“다치바나 씨는 내가 언젠가는 실천하거나 마음먹고도 생활에 메여 무디어 가는 도중, 벌써부터 知識과의 맞대결에서 멋지게 승리를 거둔 사람이다. 나는 일본이라는 나라의 출판풍토가 부럽고, 이렇게 책에 파묻혀 사는 사람을 예우하는 사회 분위기도 부럽다. 어떻든, 나도 그동안 부지런히 사 모아 온 각 분야의 책들을 틈틈이 읽어서 복잡한 세상을 살아가는 지혜를 더욱 많이 터득해야겠다. 여전히 책은, 지식과 지혜의 보고이니까. 2001. 9. 28(금) 完讀 後記”
위의 글은 내가 이 책을 읽고 책 뒤에 써놓은 짧은 독후감이다. 벌써 11년 전 이니까, 강산이 한 번 바뀌고도 1년이 더 지난 현 시점에서 돌이켜 볼 때 아직까지 다치바나 다카시의 발뒤꿈치도 따라가지 못하고 있지만, 여전히 책을 읽고 사색하며 책을 사는 생활을 하고 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부터 나도 픽션류는 되도록 읽지 않는다. 물론 다치바나 다카시도 어린 시절부터 세계문학을 거의 섭렵 했던바 문학의 힘을 부정하진 않지만, 상상세계보다 현실세계가 더욱 역동적이고 흥미롭다는 것을 문예춘추 입사 후 선배로부터 충고를 듣고 <세계 논픽션 전집> 50권 독파 후에 깨닫고는 인식전환을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픽션류는 읽지 않았다고 한다. 그 영향일까, 나도 10년 넘게 문학류는 읽지 않았다. 그랬더니 비로소 세계가 보였다. 사람들이 보이고 사회가 보였다. 정치와 경제가 이해되기 시작했고, 과학의 흐름이 눈에 들어 왔다. 아하, 다치바나 다카시가 논픽션에 빠져 든 이유도 이것이었구나. 해서, 아마 앞으로도 나는 픽션은 읽지 않고 그저 쌓아 둘 것이다. 소설과 시는 노년의 즐거움을 위해 남겨 둘 것이다. 감성보다는 이성을 더욱 단단히 죄고, 지금까지 인간이 분류해 놓은 지식 분야에 하나씩 도전하고 싶다. 물론 독서를 통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