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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 옆 인문학 ㅣ 책상 위 교양 21
박홍순 지음 / 서해문집 / 2011년 1월
평점 :
참 독특한 성격의 인문학서다. <미술관 옆 인문학> 이라는 제목의 책. 약력에 따르면 저자인 박홍순은 민주화 운동에 몸담아 온 사람이다. 그래서일까, 그림을 통해 사회적, 정치적 해석을 해나가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다. 예를 들어 <진리가 여성을 자유롭게 하리라>라는 글에서는 프랑스의 화가 Jean-Baptiste-Camille Corot(1796~1875)가 그린 <책 읽는 여인>에 대해 해설을 하고 난 후 Simone de Beauvoir의 <제 2의 성>을 소개하면서 여성이 자아를 발견해 가는 방법으로 독서의 힘을 강조하는 식이다. 모든 페이지가 동일한 형식으로 서술되어 있는데, 그러니까 이 책을 읽는 것은 동서양의 명화와 함께 관련 인문학의 명저까지 접해 볼 수 있는 일석이조의 지적 경험을 하는 것이다. 요즘들어 명화를 전혀 다른 시각에서 해석하고 관련이 적은 분야와의 통합을 지향하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것은 그림이 단순히 화가의 상상력의 산물이 아니라 그림이 반영하고 있는 당대 현실에 대한 사회학적
인식에 까지 넓어진 결과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