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마가 사랑한 화가 들라크루아 - 별난 화가에게 바치는 별난 그림에세이
카트린 뫼리스 글.그림, 김용채 옮김 / 세미콜론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그 전부터 Eugene Delacroix(1793~1863)의 그림들을 좋아했지만, <뒤마가 사랑한 화가 들라크루아>라는 책을 읽고 나서 더 좋아하게 되었다. 100 페이지가 조금 넘는 책이고 카트린 뫼리스라는 이름의 젊은 여성 일러스트레이터인 저자가 익살스럽게 모사한 Delacroix의 명작들 덕분에 유쾌하게 읽을 수 있었다. 생전에 비평가들로부터 갖은 모략과 몰이해에 시달린 Delacroix이지만, 끝까지 자신만의 화풍을 버리지 않았고 오늘날엔 루벤스나 고야, 벨라스케스 계열의 화가로 추앙받고 있다. 편의상 구분은 하고 있지만, 사실 그는 어느 누구의 화풍과도 다르다. 천재성이란 결국 독창성과 같은 것처럼, 그의 그림은 그의 그림인 것이다. 전례가 없다는 것, 동시대의 그 어떤 흐름과도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는 것, 그러니까 시대를 앞서 간다는 것은 사상 이전에 가치의 문제이다. 이글거리는 색채와 격렬한 화면 구성, 고집스럽게 추구했던 개성이 그 어떤 화가의 그림보다 명백하게 드러나는 그의 그림을 본다는 것은, 눈을 통해 경험할 수 있는 최대치의 황홀이다. 한 번 보면 절대 잊을 수 없는. 오늘도 나는 들라크루와의 화집을 뒤적이며 시각적 에로티시즘에 빠져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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