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만 관련 영인본 구매건으로 신촌 <글벗서점>에 갔다가, "또" 책을 한 권 샀다. <카를 마르크스의 역사이론-역사유물론 옹호>라는 표제의 묵직한 사회과학서다. <한길사>에서 2011년 9월 30일에 발행한 책인데, 정가는 30,000원이다. 정작 궁금한 것은 시중 서점에서 현재 판매되고 있는 신간도서를 정가의 60%로 구매할 수 있다는 행운이 아니라, 한국 도서유통의 모순에 관한 것이다. 전에도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헨리 페트로츠키의 <서가에 꽂힌 책>이라는 절판도서를 정가의 70%에 구매했는데, 헌책방 마니아의 글에 의하면 이 책은 현재 전국 어디에서도 어떤 가격을 주고도 구할 수 없는 희귀품이다. 그런데 알라딘 중고서점에는 20권이 넘는 재고가 있었다(아직도 상당히 많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야말로 모순 아닌가? 도대체 한국의 도서유통에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인가? 책도 상품이긴 하지만 다른 것과는 구분되는 문화의 한 종류다. 필요한 책을 적절한 시간과 장소에서 구해 이용할 수 있어야 문화도 확대되는 것 아닌가? 한 권의 책에 긴 생명을 부여하는 것은 출판사와 유통의 투명성, 그리고 독자의 관심, 이렇게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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