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일본인, 일본의 힘 - 선우정기자의 일본 리포트
선우정 지음 / 루비박스 / 2009년 1월
평점 :
절판


조선일보 기자 선우정의 <일본, 일본인, 일본의 힘>을 읽었다. 먼저 읽었던 <일본 재발견>과 마찬가지로, 일본으로부터 배울 것은 배우고 한국만의 장점을 살려 일본을 넘어서자는 논지로 글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불황일 때 일본 기업들의 대처 방법에 꽤 많은 지면을 할애하고 있는데, 한국의 기업들이 참고할 만한 부분이 많다. 결국 경제를 살리고 국가가 제대로 돌아가는 위해서는 정부와 기업의 개인들이 제 할 일을 열심히 하고 그에 따른 소득의 공정한 분배가 관건이라는 것이다. 말은 쉽지만 실천하기는 어려운데, 확실히 일본의 기업과 경영문화는 이런 면에서 한국보다 훨씬 앞서 있다. 저자는 위기 때마다 강해지는 일본이라 말하며 정작 한국 기술의 일본 종속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한국 기업에 원천기술이 없다는 의견에 동감한다. 게다가 소재나 부품에 이르기까지, 어쩌면 한국의 대기업은 일본이 없으면 생존조차 할 수 없는 냉혹한 국제 경쟁 속에서 너무 안일하게 시간만 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일본을 넘어서고 싶다면 기술 종속부터 극복해야 한다. 이 책을 포함해 일본에 관한 책들을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한국인들의 일본 콤플렉스는 반드시 치유해야 하는 강박증에 가깝다. 일본으로부터 받았던 역사적 상처 외에도 도무지 반성하지 않는 일본인들의 행태는, 일본에 대한 한국인들의 애증 양가성의 깊은 뿌리이기도 하다. 근대 이후, 일본은 한국이 따라잡아야만 하는 일종의 지상목표였고, 해방 후부터 6.25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국은 숨 가쁘게 일본을 추월하려 노력해왔다. 그러나 진정 일본 극복을 이룩했는가? 우리의 정신 속에서 일본이라는 대상을 똑바로 인식하고는 있는 것인가? 도대체 과거 자신들의 행적을 반성은커녕 주기적으로 망언을 일삼는 일본의 정치인들과 우익의 터무니없는 주장에 정교한 대항논리는 가지고 있는 것인가? 물론 길고도 지루한 싸움 속에서 현대와 삼성이 도요타와 소니를 추월한 것 자체는 칭찬받아 마땅한 일이지만, 원천기술이 없는 상태에서는 단순 제조와 기획의 차이로 인해 역전은 순식간이다. 이제는 정말 일본을 극복하고 싶다. 다시는 식민지로 전락하고 싶지 않다. 일본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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