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컨 네이처
마이클 폴란 지음, 이순우 옮김 / 황소자리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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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읽었던 <욕망의 식물학: 원제는 The Botany of Desire, 2001> 이후 이번에 집중해서 읽은 Michael Pollan의 <세컨 네이쳐>는 저자가 정원을 가꾸면서 얻은 지혜들을 기록한 것인데, 사계절로 구분하여 정원으로 축소된 자연을 상대로 고군분투하며 적어 내려간 일종의 사색일기다. 잡초에 대한 생각이나, 저자의 정원을 침범하여 수확물을 먹어치우는 동물들 퇴치방법, 장미에 읽힌 인간의 욕망과 인간의 손으로 교배되어 온 수많은 식물들에 대한 독특한 생각 등, 자연을 이해하고자 하는 저자의 경험들이 행간마다 넘쳐나서 읽는 재미도 상당하다. 위에서 정원이 자연의 축소판이라 했는데, 사실 자연이란 얼마나 복잡하고 정교하며 갖가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공간이던가. 대자연에서 벌어지는 삶과 죽음, 계절의 순환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의 변화무쌍한 모습들이 정원에서도 예외 없이 일어나고 있으며, 조그만 정원 하나도 인간의 욕망에 따라주지 않는데 하물며 저 거대한 자연을 인간이 어떻게 알 수 있으며 또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럼에도 저자는 인간의 의지가 자연의 축소판인 정원에서 어떻게 구현될 수 있는지, 그 작은 공간에서 얻은 지혜를 통해 거대 자연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는 희망을 버리지는 않는다. 서양인다운 탐구심과 분석력으로 자연을 이해하고자 하는 저자의 노력이 계속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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