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를 향해 걷다
야마오 산세이 지음, 최성현 옮김 / 조화로운삶(위즈덤하우스)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집중해서 읽고 있는 자연과 생태 관련서 중 한 권인 야마오 산세이의 <어제를 향해 걷다>. 이 책은 저자의 철저한 자연친화적인 삶의 방식이 구절마다 배어있는 진솔한 기록이다. 농부이자 시인, 철학자인 저자는 대학 졸업장 보다 인간의 원초적인 삶을 찾아 도쿄에서 멀리 떨어진 남쪽의 작은 섬인 야쿠시마의 폐촌으로 이주하여 살다가 2002년 그 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식량은 자급자족, 전기소비는 최소한, 절대 자연을 더럽히지 않고 자연이 주는 것에 감사하며 항상 절제하는 삶. 야마오 산세이가 실제로 행했던 삶의 모습이다. 노동의 참 목적은 곧 먹고 사는 것. 자신과 가족이 함께 먹을 것만 있으면 그 이상의 잉여노동도, 잉여자본도 필요하지 않다는 철칙. 진작부터 지향했어야 했던 자본과 과학기술 이전의 본래적 무욕의 삶에 대한 실천적 지침. 저자는 특히 원자력과 핵무기에 대한 증오 내지 그것으로 촉발된 강대국의 패권주의나 지구에 대한 파괴를 진심으로 염려하며 진정한 의미에서 국가간 이익을 넘어 협동과 나눔을 통해 살아가야 함을 조용하고도 차분하게 이야기 한다. 국가도, 국경도, 인종도, 언어도, 종교도, 문화도 모두 인간이 만들어내고 스스로 그것에 얽매어 살아가는 것이 아니던가? 우열이 어디 있고, 그것의 논리적 근거는 또 무엇인가? 정작 요구되는 것은 타인에 대한 무조건적 사랑이 아닌가? 야마오 산세이의 사람에 대한 사랑은 아내가 병사한 뒤 화장하고 남은 아내의 두개골 뼈를 먹고 쓴 "아내의 뼈를 먹다"라는 글에서 절정에 달한다. 인생을 함께 해준 아내에 대한 지극한 감정의 표현이면서 평범한 사람은 도저히 할 수 없는 깊은 사랑의 행위다. 나는 타인에게 얼마나 지극한 정성을 쏟는 사람인가? 나는 과연 물질을 버릴 수 있는가?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게 해준 책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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