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구트 꿈 백화점 - 주문하신 꿈은 매진입니다 달러구트 꿈 백화점
이미예 지음 / 팩토리나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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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니가 사는 도시는 아주 옛날부터 수면에 관련된 상품을 판매하며 성장했기에 꿈과 관련된 직업을 가지는 게 당연했고, 잠옷을 입고 도시를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익숙했다. 그런 그녀가 꿈 백화점으로부터 서류 심사에 통과했으니 면접을 보러 오라는 연락을 받았다. 면접을 준비하던 페니는 아쌈의 도움을 받아 '시간의 신과 세 제자 이야기'라는 책을 읽고 면접 방향을 잡은 덕분에 꿈 백화점에 입사하게 된다.

1층부터 5층까지 있는 꿈 백화점은 각 층마다 각기 다른 꿈을 판매하고 있었고, 담당하는 매니저도 제각각이었다. 입사 첫날 어느 층에서 일해야 할지 골라야 했던 페니는 모든 층을 돌아본 후 1층 프런트에서 웨더 아주머니를 돕기로 했다.
페니는 꿈 백화점에서 일하면서 각자 다른 꿈을 사고 싶어 하는 많은 손님들을 만나기도 했고, 유명한 꿈 제작자와도 만나 대화를 나누는 시간을 보낸다.



잠에 들어야지만 방문할 수 있는 상점은 찾아온 손님들에게 꿈을 판매하고 있었다. 스스로가 직접 꾸고 싶은 꿈을 고르고 꿈을 꾸고 일어나면 느낀 감정을 꿈값으로 지불한다. 손님은 꿈을 골랐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꿈 백화점의 직원들은 자주 오는 사람이나 가끔 오는 사람들을 기억하곤 한다.
설정부터가 기가 막히게 만든 소설이다. 내가 꾸고 싶은 꿈을 고른다는 것도 그렇고, 꿈 제작자나 꿈 백화점 주인 달러구트 등의 캐릭터도 아이디어가 빛났다. 판타지를 안 좋아하긴 하지만 일상과 뗄 수 없는 잠과 꿈을 소재로 하고 있어서 기대감이 상승했다.

소설은 꿈 백화점에 입사한 페니를 중심으로 다양한 꿈과 꿈을 찾는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그러면서 꿈 백화점에서 일하는 직원들을 비롯해 손님들에게 팔 꿈을 제작하는 여러 제작자들이 등장했다.
소설에 등장한 모든 설정들에 감탄을 하게 만든 건 내가 상상력이 부족한 탓일 것이다. 꿈 백화점을 배경으로 꿈을 꾸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펼쳐지곤 했는데, 어떻게 이런 상상을 할 수 있을까 놀라게 만든 이야기가 있기도 했고 어떤 건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봤던 걸 꿈에 접목시켜 새로운 시선으로 엿볼 수 있게 했다.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대부분이었지만, 한편으로는 가슴 찡하게 만든 이야기도 있었다. 소설 후반에 꿈을 사러 온 사람이 아닌 꿈을 만들어달라고 부탁했던 사람과 그 꿈을 받게 된 사람들의 이야기는 슬프기도 하면서 가슴이 벅찰 정도로 따뜻한 마음이 들게 했다. 예상되는 부분이었으나 감동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야기였다.

이 책은 '2020년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었는데, 읽고 나니 그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일상과 환상을 결합한 이야기는 풍부한 상상력으로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놀라게 만들었고, 그러는 동시에 여러 이야기들 모두 동화처럼 따뜻했다. 기분 좋고 행복하게, 마음이 따뜻해지게 만드는 이야기라 너무 좋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밤에 어떤 꿈을 꾸게 될지 궁금하고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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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푹 자는 것만으로도 어제의 근심이 눈 녹듯 사라지고, 오늘을 살아갈 힘이 생길 때가 있잖아요? 바로 그거예요. 꿈을 꾸지 않고 푹 자든, 여기 이 백화점에서 파는 좋은 꿈을 꾸든, 저마다 잠든 시간을 이용해서 어제를 정리하고 내일을 준비할 수 있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그렇게 생각하면 잠든 시간도 더는 쓸모없는 시간이 아니게 되죠." - P32

"항상 꿈의 가치는 손님에게 달려 있다고 하셨는데…. 아하, 그렇군요. 손님이 직접 깨닫느냐 마느냐의 차이예요. 직접 알려주는 것보다 손님 스스로 깨닫는 것이 중요하죠. 그런 꿈이 좋은 꿈이에요." -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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