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를로트의 우울
곤도 후미에 지음, 박재현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5월
평점 :
절판


마스미와 고스케 부부는 아기를 갖기 위해 불임 치료 중이었다. 두 번째 불임 치료가 실패하자, 고스케는 아기가 찾아오길 기다리면서 개를 키우자고 제안한다. 작은 개와 큰 개 사이에서 고민을 하던 두 사람은 개를 좋아하는 고스케의 삼촌과 의논을 한다. 삼촌은 4살 된 은퇴 경찰견 셰퍼드가 함께 살 주인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왠지 셰퍼드는 키우기 어려울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훈련을 잘 받은 개라면서 한 번 만나보기를 권했다.

 

똑똑하고 사랑스러운 암컷 샤를로트를 만나자마자 사랑에 빠진 그들은 함께 살기로 한다. 샤를로트는 전직 경찰견답게 훈련이 잘 되어 부부는 큰 어려움 없이 지낼 수 있었다. 그렇게 샤를로트와 가족이 되어 지내면서 소소한 몇몇 사건들이 일어난다.

 

 

 

샤를로트와 주인 부부를 중심으로 여섯 편의 이야기가 담긴 연작 소설이다. 일상이 배경인 미스터리라 작은 사건들이 중심이었다.

 

이웃집에 무슨 일이 생겼을 때마다 짖던 똑똑한 샤를로트는 부부의 집에 도둑이 들었을 때는 짖지 않았다고 이웃들이 확인해 줬다. 알고 보니 샤를로트의 어떤 감정 때문에 짖지 않았었던 거라 그동안 어떻게 일을 했을까 궁금해졌다.

애견 놀이터에 갔을 때는 자기보다 한참 작은 치와와에게 물려 다치고 그 일과 관련되어 어떤 사건이 일어난다. 치와와의 주인인 할머니가 자꾸 그런 행동을 해서 좀 짜증이 났었는데 나중에 여자아이의 일까지 다 읽고 나니 왠지 짠해지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샤를로트의 남자친구를 만나러 놀이터에 간 마스미에게 개를 데리고 있는 의문의 남자가 접근하기도 하고, 이른 새벽 고양이 집회를 보고, 샤를로트를 빌려달라고 웬 여자가 찾아오는 일까지 있었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 중에 나쁜 사람은 없다고들 하는데, 그건 사람에 따라 다른 것 같다. 이 소설에서도 나쁘다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둘이나 등장했기 때문이다. 한 남자는 가정 폭력범에 사기까지 치고 있었기에 나쁜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이후에 등장한 어떤 여자는 정말로 무서운 사람이었다. 아무리 정신적으로 아픈 상태라고 해도 어떻게 개를 이용해서 누군가를 해칠 생각을 한 건지 너무너무 무서웠다. 정말 큰일이라도 났으면 어떻게 했을까 싶은 생각이 들어 가슴이 철렁해지기도 했다.

 

이런 나쁜 사람들이 있긴 해도 대부분의 등장인물은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특히 아이들은 개와 고양이를 아끼고 사랑하는 착한 모습을 보여줘서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샤를로트는 셰퍼드라는 견종에 대한 선입견을 버려주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줬다. 장난기 많은 귀여운 모습도 있었고, 낯선 사람에게도 사납게 굴지 않는 착한 개라서 읽는 내내 흐뭇했다. 워낙 개와 고양이 둘 다 좋아해서 상상하며 읽으니 입가에 절로 미소가 지어졌다.

읽는 동안 조금 재미있었던 점은 남편 고스케가 마치 탐정 같았다는 것이다. 일상 미스터리라 사건 자체가 좀 소소하긴 해도 눈썰미가 좋아서 제법 잘 해결했기 때문이었다.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언급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에 그저 한 번 상상해봤다.

 

짧은 연작 소설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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