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그리스 로마 신화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그리스 로마 신화
김성대 엮음 / 삼양미디어 / 2007년 5월

그리스 로마 신화하면 얼마만큼은 아는 것도 같고 모르는 것도 같은 도통 아리송한 기분이다. 영화를 통해 혹은 소설을 통해 그도 아님 신화에 대한 간략한 책들을 통해 두서없이 입력된 정보들. 그러나 그 많은 신들은 이름조차도 헷갈리고 서로 뒤섞여 기억되기도 한다. 그 길고 비슷비슷한 신들의 이름을 정확하게 척척 말하는 사람을 보면 경탄스러울밖에.

전에 읽었던 몇 가지의 [상식으로~~~]시리즈를 본 경험으로 자신 있게 선택했던 [상식으로 꼭 알아야 할 그리스 로마 신화]는 정말 선택하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

중학생정도면 무난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쉽게 쓰여진 점도 좋지만 무엇보다도 한 가지의 이야기가 끝날 때마다 뒤에 실려 있는 계보도가 정말 마음에 든다. 마치 한단원의 공부가 끝나고 요점을 잘 간추린 우등생의 노트를 보는듯한 느낌이랄까. 책을 읽는 내내 ‘이 정도면 시험을 봐도 통과할 수 있겠는걸’ 하는 기분에 흐뭇했었다. 뒤죽박죽으로 헝클어져 있던 머릿속도 잘 정리가 되는 기분이다.

매 장마다 실려 있는 컬러 사진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유명화가의 그림들을 보면서 정말 그리스 로마 신화가 서양의 예술 작품에 큰 영향을 끼쳤음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그 그림들만을 모아서 화보집으로 본다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많은 작품들이 실려 있다.

그리스 로마 신화는 읽을 때마다 느끼는 점이지만 정말 신들의 인간화라 할까. ‘무슨 신들이 저래’ 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특히 질투의 화신으로만 그려지는 헤라에 대해서는 안타까울 정도이다. 범접할 수 없는 위엄과 정숙을 지니고 있는 최고의 여신으로서 결혼과 가정의 수호신이라는 본분을 망각하고 가차없이 복수의 칼날만을 휘두르는 비뚤어진 분노와 증오의 모습만을 부각시키고 있다. 그 복수의 칼끝은 어이없게도 원인 제공자인 제우스가 아닌 다른 여신이나 여인을 향한다. 정적에게로만 향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어린 자식에게도 전혀 인정사정을 없이 가혹하기만 하다. 철저하게 남성 중심의 사고에서 만들어진 작품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