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의 의자 - 숨겨진 나와 마주하는 정신분석 이야기
정도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마음은 빙산과 같다.

커다란 얼음덩어리의 일부만이 물 위로 노출된 채 떠다닌다.

-지그문트 프로이트-

 

이십대 초반에 봤던 연극의 제목이 [0.917]이었다. 우리 마음의 0.917%만이 의식 표면에 있고 나머지는 무의식의 세계란 뜻이라고 했다. 이제 연극의 내용은 희미하게 잊어졌지만 그 말만은 늘 뇌리에 남아 있다. 지금까지도.

무의식의 세계를 다루는 영화나 책은 항상 나를 사로잡는다. 정신분석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이다. 그 이유를 곰곰 생각해 보면 책이나 영화를 통해 내가 얻고자 하는 것은 나의 무의식 들여다보기이다.

하지만 ‘내가 직접 프로이트의 의자에 눕는다면’ 이라고 가정을 하면 마음이 차가워진다. 정신분석에 흥미가 있고 기회가 된다면 좀 더 본격적으로 공부해보고 싶지만 정작 나를 털어 보이고 싶지는 않다는 심리. 그렇다. 나는 두려움을 느낀다. 남에게 나를 열어 보인다는 사실에 대해서.

 

[마음은 마치 순두부와 같습니다. 조금만 건드려도 흔들리고 쉽게 뭉그러집니다. 그리고 그 상처가 오래 남습니다.](51쪽)

 

[프로이트의 의자]는 총 4장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각의 장마다 소제목하에 프로이트의 기초이론을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이드(무의식에 억압되어 있는 욕망), 초자아(자아 이상, 도덕, 윤리, 양심의 대변자), 자아(이드와 초자아를 중재하는 중재자)는 내 안에 살고 있는 세 사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구조 이론이다. 적절한 예와 실제 상담중의 사례가 간간히 곁들어져 초보자가 이해하고 따라가기 쉽게 구성되어 있다. ‘나오기’에서 저자가 밝혔듯이 독자의 시각에서 쓴 글로서 처음부터 차분히 글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위로받고 있는 나의 마음을 느끼게 된다.



이제 부록으로 되어 있는 ‘마음 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을 위한 안내서’에 나와 있는 15권의 책들을 찾아 마음 여행을 할 차례이다. 그 다음, 당당하게 만나고 싶다. 프로이트의 의자에 누워 두려움 없이 자신을 열어 보일 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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