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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100년을 읽는다
마치엔 외 지음, 최옥영.한지영 옮김, 송수권 감수 / 지상사 / 2006년 2월
평점 :
절판
지상사의 [노벨문학상 100년을 읽는다]를 손에 드는 순간, ‘헉’, 하고 숨이 막힘을 느꼈다면 과장된 표현일까?
700쪽에 달하는 묵직한 무게도 무게지만, 역대 노벨상 수상자와 수상 작품 목록을 보니 거의 모르는 작품이었다. 목록을 훑어가다 보면 가물에 콩 나듯 하나씩 아는 작품들이 보이니(단순히 제목과 작가를 알고 있다는 거다. 읽은 작품은 더더욱 적다.) 평소 항상 손에 책을 들고 다닌다는 사람이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일까 심히 자책하게 된다.
정말 한참을 내려가야 겨우 하나씩 보이는 읽은 작품들, 그것도 고등학교 다닐 때 읽었으니 얼마나 까마득한지. 읽었다 한들 제대로 이해나 했을지도 지금에 와서는 의심스럽다.
노벨문학상은 다이너마이트 발명자로서 이것으로 거부가 된 노벨이 유언에 ‘인류복지에 공헌이 큰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라’고 기부한 유산으로 재단을 설립하여 기금에서 나오는 이자로 매년 수여하고 있다. 최초의 5개 항목 (물리학, 화학, 생리 의학, 문학, 평화) 외에 1969년 경제학상이 추가되었는데 이는 노벨기금과는 별도로 운영되고 있다.
알프레드 베르나르도 노벨은 다이너마이트를 발명하여 거부가 되었지만 이것이 자신의 뜻과는 다르게 인류 살상 무기가 된 것에 죄책감을 느끼고 유산을 기부하였다 하는데 최초의 목록에 과학과 인류평화 부분이 아닌 문학 부분이 설립되었다니 과연 문학은 인류역사를 오랫동안 지배(?)해왔음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여기서 굳이 상위개념, 하위개념으로 나누지 않더라도 말이다.
[노벨문학상 100년을 읽는다]는 제목에 걸맞게 1901년부터 2001년까지 수상자와 수상작품들을 한눈에 볼 수 있게 잘 구성되어 있다.
1901년 제1회 노벨문학상 수상자부터 모든 작품들이 작가소개, 작품내용, 작품 감상, 감상 안내, 선정 이유, 그리고 수상소감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간혹 작가들은 건강상의 이유로 수상식에 불참하여 수상소감이 없는 경우도 있다.
책의 첫머리에 나와 있듯이 [노벨 문학상은 세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문학대상](5쪽)임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이 또한 사람들 사이의 일이라 선정과정에서 다소 잡음도 있을 듯하다.
고등학교 시절 열광하여 읽었던 ‘헤르만 헤세’.
그는 나를 고전의 세계로 처음 인도한 작가이고 전작읽기를 시도하게 한 작가였다.
세월이 흘러 잊어버리고 살았던 첫사랑을 다시 그려보듯 [노벨문학상 100년을 읽는다]를 들고 제일 처음 찾아본 작가도 헤세의 장이었다.
헤르만 헤세는 [황야의 늑대]로 1946년 수상을 하였는데 사실은 1931년부터 노벨문학상 후보에 올랐으나 그 당시 스웨덴 한림원의 상임이사가 헤세의 작품에 대해 비판적이어서 최종 후보에서 탈락하곤 했다고 한다.
그도 역시 수상 소감을 남기지 않았다.
[노벨문학상 100년을 읽는다]를 처음 펼친 순간처럼, 책을 덮은 뒤에도 의욕보다는 조심스러운 마음이다. 1901년부터 지금가지의 수상 작품 중 우선은 시와 극작을 제외한 소설을 찾아 차근차근 읽어보려 한다. 절대 서두르지 않고 서서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