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번째 인격
기시 유스케 지음, 김미영 옮김 / 창해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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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연하게 다중인격에 대해 알고는 있었다. 정확하게 의학적으로는 해리성 정체감 장애로 분류하는 정신질환의 일종으로서 한 사람 안에 여러 가지 다른 인격이 존재 한다는 것, 각각의 인격에 따라 전혀 다른 사람으로 행동한다는 것, 아직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성장기에 경험한 충격적인 사건이 원인으로 짐작된다는 것 정도. 그리고 각 인격들 간의 소통은 없어서 본인이 다중인격인 것을 인지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기시 유스케 작가의 [13번째 인격]에서는 각각의 인격들이 서로 소통하고 대화도 나눈다. 심지어는 통제도 가능하다.

 

기시 유스케 작가는 [13번째 인격]으로 처음 만나게 되었다.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검은 집]으로 이미 국내에서 인정받고 영화화 되어 유명한 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약력을 살펴보니 [13번째 인격]은 1996년에 [검은 집]은 1997년에 간행되었으며 [13번째 인격]이 기시 유스케 작가의 처녀작이었다.

 

소설의 배경은 1995년 발생한 한신 대지진. 화자는 미모의 여성인 유카리이다. 그녀는 다른 사람의 생각과 감정의 흐름을 읽을 줄 아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책에서는 이러한 능력을 지닌 사람을 ‘엠파스’라고 명하는데 실제로 존재하는 사람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상상이 만들어낸 능력으로 보인다.

어렸을 때, ‘남의 생각을 읽을 줄 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공상을 하곤 했었다. 어찌 어릴 때 뿐이겠는가. 성인이 되어서도 도저히 상대의 마음을 모르겠어서 답답할 때 가끔 그런 상상을 하곤 했었다. 하지만 실제 그런 능력이 있는 유스케는 그 능력으로 인하여 행복하지는 않다.

이야기는 엠파스인 유스케와 어린 시절의 상처로 해리성 정체감 장애를 앓고 있는 치히로가 이끌어 나간다. 치히로는 다섯 살 때 교통사고로 양친을 잃고 성장과정에서 여러 가지 고통을 겪으면서 자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하나씩 하나씩 다른 인격을 만들어 13개의 각기 다른 인격을 가지게 된다. 인격들은 성별도 다르고 나이도 각각 다르며 심지어는 아이큐도 다르다.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극한 상황으로 내 몰릴 때마다 새로운 인격을 탄생시켜야만 했던 치히로의 이야기는 이 여름밤을 하얗게 지새우게 만든다. 특히 여름에 읽기 좋은 책이다 [13번째 인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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