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 연인
이시다 이라 지음, 최선임 옮김 / 작품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같은 아파트에 사는 이웃이 우리 집에 놀러 왔다. 들어서면서 첫마디가 비명이다. 책이 많다고. 그리고 이어 말한다. “로맨스 소설도 있어요? 저는 로맨스 소설만 읽는데“ 순간 난감했다. 연애 소설을 따로 분류해야 하나. 소재를 연애로 다룬 소설들은 물론 많다. 하지만 딱 꼬집어 로맨스 소설이라 함은... 내가 말끝을 얼버무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대중 소설과 순수 소설의 경계조차도 예전처럼 명확하게 구분할 수 없어서이다. 하물며 연애소설이라니. 대체 어떤 소설을 연애소설이라 칭하는 것일까 난감했다. 내가 어물어물하자 책꽂이의 일본 소설칸에서 [조제와~~~]로 시작하는 소설을 꺼내들고 ”여기 있네.“ 한다. ”그거 로맨스 소설 아닌데.... 우물우물....“

이시다 이라 작가의 [엄지 연인]을 읽으면서 맨 처음 드는 생각이 ‘그 이웃이 찾던 바로 그 로맨스 소설이로구나.’ 였다. 결말이 달콤하든, 비극적이든 말이다.

이제 막 청춘을 시작하는 20대 초반의 열정적인 연인들의 이야기. 삶의 모든 에너지는 둘의 사랑에만 집중적으로 몰려있다.

어려서 자살한 어머니를 목격했던 상처를 가진 스미오는 자신의 삶에 열정이 없는 대학생이다. 부유한 아버지의 돈으로 생활하면서 매사에 냉소적이고 그런 모습이 주위의 지인들에게는 이기적으로 비쳐지기도 한다.

역시 어려서 어머니를 잃고 도박과 술에 중독된 아버지와 함께 사는 쥬리아는 자신의 현재 처지를 뛰어넘기 위해 그야말로 물불 안 가리고 악착같이 돈을 모으는 중이다.

만남 사이트에서 알바생으로 일하던 쥬리아는 우연한 기회에 스미오와 문자를 주고받다가 연인으로 발전한다. 신분의 차이가 큰 두 연인에게 앞으로 일어날 일들은 독자들로서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일.

두 연인의 슬픈 선택이 밤잠을 설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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